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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촛불논쟁,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지 마라!

by 밥이야기 2009.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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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조정환 대표와 이택광교수의 촛불논쟁을 바라보면서...


조정환 대표(도서출판 갈무리:이하 조정환)와 이택광교수(경희대:이하 이택광)가 촛불에 대한 해석을 놓고 해석을 벌이고 있다. 두 분의 글을 몇 시간 째 읽어 보다가, 글을 쓰기 위한 '다시 읽기'를 중단했다. 촛불에 대한 이해와 이론적 분석이라는 측면에서 두 사람의 논쟁은 바람직하지만, 솔직히 식상하다.

 이론가와 교수들은 이른바 '서양식 주 요리'에 '동양의 향신료'를 가미한 재해석에 능통하다. 서양의 저명한 이론가들의 이름을 들먹이는 것은 좋지만, 글투나 해석방법은 촛불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차라리 녹색평론에서 올해 기획한 촛불대담(촛불 초기 관계자,아고라 회원 등 참여)이 더 솔직하고 재미있다. 글들은 쉽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것이며 살아있는 현실에 기반을 두어야 나온다. 재미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된다. 재미를 통해서 신명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촛불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아 있었고, 살아 났고, 살아 갈 것이다. 나는 그 어떤 시점과 관점보다 촛불이라는 상징과 촛불을 움직이게 한 ‘웹 2.0’공간의 분석이 최우선(보조요리가 아니라 주 요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출마할 당시, 노란 물결부터 “오바마를 탄생하게 한 웹2.0과 싱크탱크”를 포함해서 흐름을 제대로 읽고 담아 내어야 한다. 그 외에 것은 ‘경계 너머’라는 수사나 이론적 답습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한 의미 부여가 다 되어 있다. 피곤한 외국학자들 이름 너무 들먹이지 마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이라는 특성을 잘 분석해 내는 것이 향후 촛불의 나아갈 방향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오프라인의 촛불은 과거의 시위, 항쟁 등 이미 다양한 형태로 나왔고, 있었다.

지금 왜 우리는 촛불에 주목을 해야 하는가? 바로 촛불에 불을 밝힌 공간이 온라인이라는 점이다. 온라인에서 살고 있는 움직이는 세대의 정서와 언어를 읽어 내어야 한다. 모임을 주도하고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이른바 웹2.0이 지향하는 발언, 공유, 소통, 연대, 참여의 정신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웹2.0을 연구하고 있는 블로그 전문가나 세계 각지에서 웹2.0의 정신을 통해 시민운동과 참여의 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이 촛불과 닮아있으며, 배울 것이 더 많지 않을까?

 그리고 한겨레신문에 쓰인 조 대표 “진행 중인 승리”, 이 교수 “실패한 행동”이라는 표현도 문제가 있다. 촛불은 승리도 실패도 아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관점을 이렇게 가위로 반을 잘라 버릴 수 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전략적으로 승리와 실패라는 말을 쓰면서 운동의 순간 국면을 바꾸어 낼 수는 있다. 그러나 촛불이 정신이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승리, 실패 운운하는 것은 너무 어설프며, 대립을 조장할 뿐이다.

지금 쓰는 글은 두 사람의 논쟁을 분석하는 글이 아니다. 논쟁은 장려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시민의 정서에 맞는, 시민들의 언어 속으로 들어가서 분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듣고 기록하고 촛불에 함께 했던 사람들의 수많은 행동과 말들을 모아서 분석을 해내어야 할 시점이다. 차라리 촛불에 대해 김지하 시인이 최근 시집을 낸 것처럼 시인의 감수성으로 촛불을 노래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제발 글 좀 쉽게 썼으면 좋겠다. 배운 것 티내려고 그렇게 쓰나? 굳이 외국의 이론가나 이론들을 풀더라도 우리식으로 해석해서 풀어 주었으면 좋겠다. 법전이나 법률가들이 쓰는 언어를 이제 좀 버리자!


* 논쟁이 끝나는(?) 시점에서 종합적으로 한 번 쓰겠습니다. 오늘은 그냥 단상 수준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