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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진중권, “헌재가 허경영 콘서트냐...?”

by 밥이야기 2009.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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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은 텔미를 불렀고, 헌재는 '나몰라,말안돼'를 불렀다"  차라리 노래라면 좋았을 것을...."


“절차는 위법, 법률은 유효하다”.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무효라고 결정을 내리자, 헌재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중권은 “헌재가 허경영 콘서트냐?”라며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짧고 굵게 자신의 블로그에 입장을 밝혔다.

 
진중권 뿐이랴, 미디어법 결정과 관련된 기사나 블로그 글마다 댓글과 비판 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헌재 홈페이지 게시판은 지금 글 홍수 났다. 역사에 길이 남을 문장 때문이다. 헌재의 미디어법 기각 결정문은 ‘논리야 놀자’라며, 논리의 바다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논리에 머리 아파하는 사람들도 헌재 판결문의 논리모순을 비웃고 있다. 마치 “대한민국 사람들은 다 바보다”, “그렇지만 헌법재판관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는 이율배반의 정수를 보여준 헌법재판관들.



▲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헌법재판관 목영준, 민형기, 김희옥, 조대현,
송두환, 이동흡, 김종대, 이공현, 이강국(소장)./사진출처: 오마이뉴스 ⓒ 유성호




물론 반대의사를 던지 3명의 재판관 중에 조대현, 송두환 재판관은 이번 판결을 “가결 선포 행위의 심의·표결 권한 침해
를 확인하면서 그 위헌성·위법성을 시정하는 문제는 국회의 자율에 맡기는 것은 모든 국가작용이 헌법 질서에 맞추어 행사되도록 통제해야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을 포기하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맞다. 야당의원들이 낸 미디어법 무효 청구를 헌재가 유효 기각시킴으로써 헌재는 스스로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허망하다. 허경영이 미국 CIA 때문에 공중부양을 보여 주지 못하다는 말처럼. 허경영은 고중부양을 하면 조작론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며 공중부양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허경영이 대통령이 될 확률이 없기 때문에 결국 공주부양을 볼 수 없다. 헌재는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잃었다. 이번 헌재 판결은 헌법재판관 합치결정이 아니라 과반수 투표였다. 헌법재판관 성향을 감안한다면 분명 기각 결정이 내려질것 이다고 사람들은 미리 짐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역설적인 삼류 코미디 대사보다도 못한 판결문 때문이다. 과정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깔끔하게 기각시켰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억지로 논리를 만들다 보니 버트란트 러셀경이 졸도할 역설을 만들어 내었다. 불행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세기의 역설을 떠들고 다닐 것이다. 사회는 새로운 도덕 불감증시대를 맞았다.
너도 나도 대리시험, 대리투표 하겠다고 하면 헌재는 무슨 결정을 내릴까? 너무 궁금하다.

 
여당도 이명박 정부도 좋아할 일 하나 없다. 소모적인 논쟁거리를 만든 헌재 판결문 때문에 ‘법치주의’는 물 건너갔다. 통합이 아니라 말 꼬리 잡는 논쟁시대가 열렸다. 중도실용이라는 것이 이처럼 모순에 모순을 낳는다. 녹색을 외치면서 개발성장을 이야기 하는 것처럼. 개념 없고 모순투성이다. 억지다.

 
1987년 문을 연 헌법재판소. 20세기를 “헌법재판의 시대”라 부르기도 한다. 1990년대 이후부터 합헌이냐, 위헌이냐의 결정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헌재의 역할과 기능이 그만큼 커졌다. 그런데 헌재는 미디어법 결정 사례로 헌법재판소의 위상 존립마저 흔들어 놓았다.

 
허경영 콘서트는 그래도 웃음을 준다. 헛웃음이든.
웃음을 잃게 만든 헌법재판소 미디어법 유효 콘서트.

헌법재판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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