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등교 시간을 오전 8시에서 9시로 1시간 늦추면, 학생들의 수업집중력과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상 시간이 늦춰진 게 주요 이유일까? 아침 8시 반이 넘어서야 학생들이 물밀 듯이 등교하다가, 등교 시간이 9시로 한 시간 늦춰진 뒤 학생들은 여유가 생겼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팀은 경기도 내 중학생과 고등학생 367명을 대상으로 등교시간 연장 전과 후(시행 2개월 후, 시행 12개월 후)의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감과 수업 집중도, 아침식사 횟수 등의 변화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등교시간 연장에 대한 행복감이 더 높았다. 등교시간 연장 전, 전반적인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5.71점이었지만 시행 2개월 시점에는 6.56점, 시행 1년 후에는 6.68점으로 상승했다. 수업시간 집중도도 10점 만점에 5.63점에서 6.31점, 6.66점으로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주일동안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 횟수는 4.78회에서 시행 2개월 후 5.34회, 시행 12개월 후 5.60회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등교시간 연장 후 지각 횟수, 수업 중 졸린 정도가 감소됐으며 활력이나 전반적인 기분, 학교에 가고 싶은 느낌 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총 수면 시간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홍 교수팀은 수면 후 활력이 늘어난 것은 등교 시간 연장으로 인해 수면 패턴이 점차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일주기 리듬으로 일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청소년기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성인에 비해 2시간 정도 늦게 분비돼 성인에 비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물학적 수면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승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등교 시간 연장이 청소년 특유의 수면 패턴이 유지될 수 있도록 환경 요건을 만들어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반적인 수면의 질과 정서, 학교생활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국제소아수면학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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