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이 함께 만난 이유는? 이율배반적인 사이로 볼 수 있다. 당 이방에서? 그러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그렇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차기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이 4·13 총선이 끝난 후 식사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색 다른 만남같지만, 서로 아는 사이 아닌가? 조찬을 겸한 회동은 박 의원의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이 거론되던 지난 22일 이뤄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예의상 만났을까? 한가한가? 모를 일이다. 두 당을 지휘하는 측면에서 선점해야 할 이슈는 쌓여있을 것이다. 우선하는 것은 차기 국회의장과 야당의 정체성을 비롯한 현안에 대해 대화가 오간 걸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SNS를 통해 지난 22일 김 대표의 제안으로 조찬을 했으며 의례적인 대화를 했을뿐 특별히 정치적 비중있는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의례적인 언어는 의례적일 뿐이다. 누가 의례적으로 보겠는가? 김 대표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오래전부터 때때로 만났다며 김 대표가 선거 전에도 만나자고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이번에 만나게 된 거라고 알려졌다. 호형호재라면 터놓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의례적이지 않을까? 두 분이 만난 자체는 소문이 이어질 것이다. 옛날 시스템과 다른 소문 시대 아닌가? 양측에 정통한 야권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분 모두 정치 경험이 오래 되다보니 친분이 깊다"며 "정치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 아니라 총선 이후 얼굴이라도 한 번 보자는 취지에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총선 기간에는 서로를 비판하는 대립적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두 분 모두 정치 9단이니 '각자 위치가 있으니 다 이해한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의원에게 "정도(正道)로 가자"는 생각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38석을 얻어 캐스팅보트 정당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같은 야당으로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등 두 당이 야권의 정체성을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항간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의 거국내각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식의 자세를 취하면 안된다는 뜻이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자리에서는 차기 국회의장과 관련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범친노(친노무현)인 문희상 정세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음을 감안하면 이런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는 원내 1당인 자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 경우 국민의당의 협조가 필수적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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