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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법을 어긴 사람들이 통치하는 나라

by 밥이야기 2009.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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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 과연 그런가? 사람이 살다보면 법을 어길 수 있고, 어긴 대가로 벌을 받는다. 그런데 현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사회다. 사회적 강자는 법 위에 있다. 이명박 정부 2기를 알리는 새로운 내각에 일할 사람들이, 위장전입이다 탈세다 각 종 의혹들이 청문회를 앞두고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도 자녀들 초등학교 입학과 관련 다섯 차례나 위장전입을 했다. 이뿐이랴. 말로만 법치주의를 외치들 스스로 지키지 않는 법을 누가 지키려 하겠는가. 자승자박(自繩自縛).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신이 구속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야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남이 저지르면 불륜이고 내가 저지르면 로맨스다. 이 흔한 비유처럼 현실은 천박해 보인다. 천민자본주의의 얼굴이며 성장의 그늘이다.

 


  * 출처 : 한겨레 신문사(원문 읽어 보기)


한국의 법치주의는 통치주의다. 통치를 위해 권력유지를 위해 공권력을 앞세운 법치다. 과연 이명박 정부에서 법치를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고위 인사 중에 위장전입 의혹을 사거나 확인된 사람은 10명이라고 한다. 이런 저런 이유야 있겠지만, 누구에게는 변명이 통하고, 누구에게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면 사회는 핑계의 진흙탕이 될 것이다. 핑계의 사회는 법치사회가 아니다. 만인에게 평등한 법이 아니라, 소수에게 평등한 법. 탈법과 돈이 지배하는 사회. 우리 사회 정의는 실종된 걸까?

 
택시기사 이강윤 씨와 깐깐한 소비자 




물론 아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소금 같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어제 방영된 시사매거진 2580을 보면서 이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깐깐한 소비자이자 시민이다. 2580에 소개된 ‘택시기사 이강윤씨’는 20년이 넘게 택시기사를 하면서 잘못된 교통 정책과 시설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고발 해온 우리 시대 진정한 의미의 옴부즈맨이자 거리 파수꾼이다. 그가 기록한 빽빽하게 채워진 노트에는 택시를 운전하면서 보고 느꼈던 한 실천인의 기록과 고발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중도실용은 이런 행동이 아닐까. 행동하는 양심은 클 필요가 없다. 자신이 속해있는 삶의 현장에서 부당한 공권력이나 제도, 시설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발언을 하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불법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국가를 경영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사회의 정의를 실현시켜 내기 위해 낮은 곳에서 발언하는 시민들이 있다. 이런 시민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회는 밝아질 수밖에 없다. 택시기사 이강윤씨는 고발과 제안으로 한 달에 상품권 한 장 받는 것이 고작이다. 파파라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 공익을 위해 형식적인 법을 넘어 삶의 현장을 개선시키려는 사람이다. 조국 교수(서울대 법대)가 오마이 뉴스 초청 강연 때 이야기 한 것처럼, 비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상식 있는 사회, 업그레이드 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깐깐한 소비자가 많아져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일인 미디어로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들도 마찬가지다. 불법이 판을 치고 법을 어긴 사람들이 땅땅거리면서 사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