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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이명박은 김정일과 만나야 한다

by 밥이야기 2009.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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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방문한 북한조문단이 전달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에는 남북정상회담을 담겨있었다고 한다. 청와대는 북핵 포기를 전제로 남북정상회담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김대중 대통령 서거로 인해 이루어진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희호 여사가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을 끝내고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의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입니다”라고 말했듯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조건 없는 만남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만나서 이야기를 풀어 보는 것이 맞다. 전제를 달고 여러 상황을 감안해서 정상회담을 미룬다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손을 먼저 내밀어야 한다.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만나라. 그렇게 관계를 풀다보면, 북핵 포기 등 다양한 의견을 개진시킬 수 있다. 물론 북핵 포기는 하루아침에 해결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마음을 열고 대화하다 보면 실마리를 풀 수 있다. 북한 또한 북핵문제를 길게 끌고 갈 수는 없다. 그 모든 전제는 대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통합의 정신을 살리려면, 대북관계의 개선이 급선무다. 경제 우선 정책위에 대북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음력 7월 7일은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이다. 죽어 노둣돌을 놓은 고인의 유지를 이어 남과 북 정상들이 만나길 바란다. 


세계사에 유례없이 한 해에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노제, 오늘 있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

수평적 민주주의를 달성한 한 사람, 그 길을 이어 절차적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또 한 사람. 민주, 참여 정부를 만들고 이루었던 두 사람이 현실세계를 떠난 것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자 아픔이다.

우리들은 한 사람을 떠나보냈고, 오늘 또 한 사람을 떠나보낸다. 뜨거운 햇살은 이글거리지만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눈물의 강이 흐른다. 영결식의 뜻은 죽은 사람을 영원히 보내는 것. 하지만 영원히 간직할 수밖에 없는, 고인이 걸어 온 길.

며칠 후면 음력 7월 7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이다. 이승이 있다면 고인의 추모하는 마음들이 다리를 놓아, 노무현과 김대중이 만나면 좋을 텐데. 문병란의 시처럼 오작교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마음과 마음이 노둣돌을 놓자.

견우와 직녀가 만났듯이, 북한조문사절단과 이명박 대통령이 만난다. 세상은 이렇다. 산자도 하지 못한 일을 죽은 자가 이루어 낸다.

슬픔을 끝내고 만나야 하는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조국에 대한 염원을 뒤로하고 고인은 이제 길을 떠난다. 지금 은하수도 말랐고, 눈물의 샘도 말라가지만. 희망의 두레박으로 슬픔의 샘을 다시 파자. 눈물은 때로는 화해의 길을 열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고인들의 생각과 걸어 온길,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위기, 중소서민 경제위기, 남북문제 위기를 풀지 못한다면 통합은 없다. 고인이 죽어 만들어 낸 통합의 정신을 살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 문병란 시 <직녀에게>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