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에 발간. 샐린저 현상을 불러일으킨 '호밀밭의 파수꾼'. 단 숨에 읽지 못하고 띄엄띄엄 시간을 두고 읽다가... 가물가물 아예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린 지 오래.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이사를 몇 번 하는 사이 파수꾼은 주인을 잘못 만난 탓에 잠적해
리고. 일 년전에 다시 구입한 '호밀밭의 파수꾼'. 이번 여름에 빈둥빈둥 방안에서 뒹굴다가 아니 뒹굴뒹굴 할 정도도 되지 않은 작은 방. 벌레처럼 꿈틀대다가 내 눈높이에 맞게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이 그만 눈에 뜨이고 말았다. 책을 들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영화 보는 것도 지겨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읽기를 마치고 '호밀밭의 파수꾼'의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에 대해서 포털사이트와 블로그를 누비며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면 더 많은 역사공부와 자료읽기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예전부터 추측은 했지만 아뿔싸! 벌통을 건드린 셈이 되어버렸다. 샐린저에 관한 수많은 글들과 서평이 인터넷에 '웽웽'대기 시작했다.
소설 (앞으로 '호밀밭'으로 약칭)을 음미하려면 소설이 발표된 1950년대 전후 미국의 시대상을 이해해야 될 것 같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은 전쟁의 상흔이 깊은 다른 유럽국가가 달리 경제적 호황을 누리게 된다. 매카시즘의 열풍까지 불어 보수주의(공화당 집권)가 미대륙을 정지 시켜버린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된 '호밀밭'은 출판된 이후 2년 동안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점차 그 문학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수십, 수백만부가 팔리게 된다 .특히 대학생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켜, 추후 이어진 저항문화(비트, 히피)의 정신적 뒷받침이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홀든'은 보수적인 풍토에서 벗어나려는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작가 샐린저도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학교를 중퇴한 이력처럼 소설속의 '홀든'도 양처럼 길들여지는 보수적인 교육풍토에서 퇴학을 당한다. 학교를 그만두기 전까지 그 당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정황과 그런 문화에서 벗어날려는 주인공의 언어와 행동들이 여러 등장인물의 성격과 맞물려.. 책을 읽는 내내 살아 넘쳐났다. '홀든'은 결국 소설 속의 활자에 머물지 않고 호밀밭을 나오게 된 셈이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그 당시 젊은이의 상징이 되었듯이....
영화를 좋아했고 한 때 극작가를 꿈꾸었던 샐린저. 소설이 유명세를 타면서, 그의 몇 몇 작품이 영화화되기 시작된다. 그러나 작가는 원작에서 벗어난 영화의 내용과 형식에 실망. 1965년부터 절필을 선언하면 은둔해 버린다. 샐린저의 호밀밭은 우연히 탄생된 소설이 아니다. 호밀밭 이전에 발표된 단편소설은 이미 호밀밭의 탄생을 예고 한 셈이다. 10년의 작업 기간을 거쳐 탄생된 '호밀밭의 파수꾼' 파수꾼이 되려했지만 호밀밭 속으로 숨어버린 샐린저.
" 호밀밭의 파수꾼'을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을 받았을 때 샐린저는 소설 속의 "홀든이 좋아 하지 않을 것 같다"며 거절했다. 반체제, 반문화 운동의 원조가 된 '호밀밭의 파수꾼' 미국 금서목록(도서관협회 발표)에 올랐던 소설.
소설 속의 주인공 '홀든'은 뉴욕을 떠나 서부로 떠나고 싶어한다.
"미국인에게 서부는 문명과 사회로 부터의 도피, 기계와 제도로부터의 탈출
허위와 속물주의로부터의 도망을 가능하게 하는 이상적인 초원의 상징이다."
1961년 타임지 표지사진
'호밀밭의 파수꾼'은 세계 각 국에서 다른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발간 된지(1951) 10년 안에 150만부이상 팔렸고
매년 미국에서만 30만부 이상 팔리고 있는 스테디 셀러이다.
특히 발간 된 당시 소련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탈리아판 - '한 남자의 인생'
일본어판 - '인생의 위험한 순간들'
노르웨이판 - '모두들 자신을 위해,그리고 악마는 최후 순간을 취한다'
스웨덴판 -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는 구원자'
덴마크판 - '추방당한 젊은이'
프랑스판 - '마음의 파수꾼'
독일어판 - '호밀밭의 남자'
네델란드판 - '고독한 방랑자'
제목은 한국어판 좋은 것 같다?^^
존레논의 암살자 채프먼이 경찰이 올 때까지 읽고 있었다는 책.
음모론을 다룬 영화 '컨스피런시'에서 주인공 제리 플레처(엘 깁슨)가 가지고 다녔던 책.
존레논의 암살자 채프먼은 책을 읽었지만, 영화속의 엘깁슨은 책만 가지고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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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게 보았던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
주인공 포레스터(숀 코네리).
최고로 평가 받는 장편소설을 발표 한 뒤, 가식과 허위로 가득찬 세상과 단절하고
40년동안 혼자만의 아지트에서 생활 한 작가
포레스터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한 흑인 학생을
가르치게 되면서 현실로 잠시 돌아오는데....
샐린저를 모델로 만든 영화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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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은둔의 작가는 또 누가 있을까?
영화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원제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콘트라베이스'로 작품성을 인정 받으면서
쥐스킨트도 언론과 대중을 피해
철저하게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
독일의 한 신문사에서
헬기를 타고 쥐스킨트의 모습을 담을려고
시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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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가 '토머스 핀천'
소외계층을 옹호한 소설을 발표했던 베일속에 가려진 작가.
핀천도 은둔생활을 계속 하고 있다.
그런데 세 작가의 차이점은
셀린저는 은둔 이후 작품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
나머지 두 작가는 작품 활동을 계속 하고 있고..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샐린저가 살고 있는 시골집 금고속에
'호밀밭의 파수꾼'을 뛰어 넘는 미발표 유고가 있을 거라고.....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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