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자서전은 900쪽이 넘는 분량이기에 들고 읽기가 부담스러웠지만, 800쪽 넘게 읽었다. 급하게 펴내는 바람에 오역이 많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임에 분명하다. 김우창 선생의 ‘성찰’은 2003년부터 경향신문에 실린 칼럼이지만, 여전히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다. 글의 깊이와 사색, 성찰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터인데?... 인내력이 부족한 정치인에게는 무리일까? 물론 시대의 울림이 담겨있는 ‘성찰’도 900쪽 가까운 분량이기에 단 시간 내에 읽기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중에 하나임에 분명하다.
김훈의 ‘흑산’은 서울과 집을 오가는 전철에서 읽고 있다. 단어와 단어가 만나서 가슴을 팍팍 찌르는 문장. 김훈이 아니고 누가 이런 글을 쓸 수 있겠는가. ‘디자인통합’은 조금 난해해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스티븐 잡스 또한 디자인은 외형적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디자인은 형식과 내용이 융합되어야 한다. 오세훈 식 서울 디자인은 외형만 있었지, 서민의 삶과 내용의 질을 이끌어 내는 디자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심판했다.
‘안거낙업’. 편안히 살고 즐겁게 일한다. 김우창 선생은 “ 지난 수십 년간 세계에서도 한국인만큼 제 집을 지키고 산 사람이 적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집을 옮겨가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존재의 바탕을 흔들어 놓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의 사회적인 연대를 부숴놓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편안히 살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일까? 소수를 위한 외형적 성장만 부풀려 다수의 존재 바탕을 흔들어 놓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무튼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는 거창한 정치가 아니라 독일 빌리 브란트 전 수상이 말했던 ‘작은 발걸음의 정치’, ‘희망의 정치’가 살아나면 좋겠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지망생이나, 야권연대, 통합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잠시 급한 발걸음을 멈추고 김우창 선생이 쓴 ‘성찰’을 읽으며 성찰하기를 바란다. 물론 나부터 성찰할 일이다. 새벽이다. 오랫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니, 헷갈린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문화밥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움베르토 에코, 앵무새 죽이기 두 저자 숨지다 (0) | 2016.02.20 |
---|---|
언제나, 내 마음에는 ‘책’과 ‘책방’이 살아있다 (0) | 2015.08.24 |
박원순과 시민혁명, 50일간의 희망기록 (0) | 2011.11.03 |
MB가 이 책을 100번만 읽는다면? (0) | 2009.12.11 |
추석 연휴 때 꼭 읽어볼 만화책 (0) | 2009.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