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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이명박 대통령 8000번 버스 왜 탔을까?

by 밥이야기 2009.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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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8000번 버스 노선도: 청와대로 가는 꿈의 노선이 아니라, 승객 없는 노선 중에 하나다.
    출퇴근 버스 노선은 자주 폐선되는데, 유독 승객이 없는 8000번대 노선들은 계속 운행중이다.

8000번은 청와대 분수대 앞을 출발해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돌아오는 버스노선이다. 2008년 5월 1일에 운행을 시작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정식 운행 하루 전에 이 노선을 시승하였다. 2009년 6월 20일부터 조계사, 롯데백화점본점, 숭례문, 서울역을 추가 경유하여 운행한다.

<한국 위키피디아>



8000번 버스, 오늘 용된걸까?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광복절 공식행사를 끝마친 다음, 광화문 KT 본관 앞에서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이른바 제 2기 ‘서민 행보’의 첫 스타트를 알리는 영광의 얼굴로 8000번 버스가 된 선정된 셈. 가문의 영광이 아니라 버스계의 영광이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을 보니, 버스 안에는 일반 승객들이 보이지 않는다. 기자들과 관계자들만 탔을 것 같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버스를 타서 손님이 없는 것이 아니라, 8000번 버스는 평상시에도 승객이 별로 없다.

작년에 개통된 8000번 버스는 손님이 없어, 한차례 노선을 변경하기도 했다. 청와대 직원이나 관계자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청와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버스로 오거나, 아니면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가지, 8000번 버스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 물론 몰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8000번 버스도 좋지만, 청와대 경북궁 역 주변에서 내려 청와대 가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 더 좋다. 경북궁 후문 라인을 따라 걷다 보면 길가에 작은 카페와 갤러리, 한국 유니세프 건물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여유로운 산책이 가능하다. 낙엽떨어지는 가을은 더 좋다. 느린 걸음으로도 15분에서 20분 정도면 청와대 분수대 앞에 도착할 수 있다. 물론 가끔 불신검문을 받는 것을 감내해야 하지만.


승객이었는가, 버스대절이었는가?

오늘 8000번 버스에 몸도 싣고 마음도 실은 이명박 대통령. 속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KT본관 앞에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탄 건지, 아니면 미리 사전 조율된 버스를 탄 건지 궁금하다. 만약 시나리오따라 8000번 버스를 탔다면, 버스 대절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면 그냥 대통령 전용 차량을 타고 가거나, 걸어서 가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오늘 너무 날씨가 더워서 걷는 것이 부담되어을까? 진정한 녹색성장을 느낄려면 걸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오늘 8000번 행보가 각본에 따라 이루어졌다면 대절료는? 그냥 버스비만 지불하고 입 딱았을까? 밝여주었으면 좋겠다. 시나리오가 아니었다고.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었던 걸까. 8000번 버스를 홍보하기 위해서? 홍보보다는 차라리 검문을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오늘 8000번 버스 홍보는 제대로 되었을 것 같다. 서울시가 감사해야 하나? 아니면 청와대가 감사해야 하나. 어쨌든 8000번 버스타기를 통해, 진정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주었으면 좋겠다. 이제 8000번 버스 안타셔도 된다. 진정한 중도실용주의자라면 각본 연출 필요없다. 묵묵히 실천하시면 된다. 국민들은 다시 지켜 볼 것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