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영화같은 영화이야기가 아니다. 1997년 4월 3일을 기억하는가, 당사자는 알겠지만, 나는 기억할 수 없다. 잊었다가 다시 떠오른 이태원 살인사건. 이름은 잊을 수 없다. 세월이 지나고 지난 19년. 오늘(29일), 드디어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7)에 대한 1심 판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진행되었다. 살해된 한 청년의 가족들은 어떤 심정일까? 22살 청년 조중필 씨. 기억해야 한다. 미국 10대 청소년이 아무 이유 없이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이태원 살인사건'. 끔찍한 일이다. 아무생각없이 살해한다는 사실. 사실같지 않는 사실. 오늘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7, 미국)이 징역 20년 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말했다. "패터슨이 피해자를 칼로 찌르는 걸 목격했다는 공범 에드워드 리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사건이 일어난 화장실 벽에 묻은 혈흔을 보면 가해자의 온몸과 오른손에 상당히 많은 양의 피가 묻었을 것으로 보인다...사건 직후 패터슨은 온몸에 피가 묻어 화장실에서 씻고 옷도 갈아입었지만, 에드워드 리는 상의에 적은 양의 피가 뿌린 듯 묻어 있었다...리가 피해자를 찔렀다는 패터슨의 진술은 객관적 증거에 부합하지 않는다..범행을 저지르고도 공범인 에드워드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 뒤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피해 변상은 물론 진심 어린 위로도 없었다...비록 피고인이 범행 당시 18세 미만 소년이었고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 아님을 고려하더라도 책임에 상응하는 엄한 형벌로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
--------------------------- 제가 몇 년 전 쓴 글(점선 어래)---------------------
사실 같은 영화. 영화 같은 현실에서 두 명의 용의자가 서로 살인혐의를 부인하는 바람에 살인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미국수사팀과 한국수사팀의 혼선도 한몫 거들었지요. 정황으로 보아서는 두 사람 중에 분명 한 사람이 살인을 했는데 서로를 겨냥해서 손가락질을 했으니까요. 결국 법원은 심증만 남기고 두 사람에게 유죄 같은 무죄를 선고하게 됩니다.
결국 법원은 심증만 남기고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으로 숨진 조아무개 씨의 유족이 아더 패터슨, 에드워드 리와 그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2억7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판결문을 읽어보면 “비록 에드워드 리가 형사 법정에서 조 씨를 살해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적어도 이들 둘이 공모하거나 두 사람 중 한명이 다른 사람의 살인을 교사 또는 방조해 별다른 이유 없이 조씨를 살해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부모들도 자식들에게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불법적인 침해를 가하지 않도록 사회생활 규범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시키지 않아 이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한 책임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분명 두 사람 중에 한사람이 살인자가 분명한데, 벌금형으로 풀어난 사건. 이 사건과 판결은 아마 법대생들의 필수 습득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법원의 판사는 분명 두 용의자에게 물었습니다. “둘 중의 분명히 죽인사람이 있는 건 확실한 가요" 두 사람은 답변을 했지만 ”네“라고. 그렇지만 두 사람은 서로 죽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확증은 있지만 물증 없는 이태원 햄버거 살인사건. 어처구니없이 숨진 한국의 대학생.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미국의 위력과 유전무죄, 무전유죄(용의자 부모들의 재산과 영향력)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반미감정이 극도로 치솟았던 순간순간들이 지나갑니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이 다시 떠오른다. 어제 저녁 JTBC 손석희 뉴스룸에 보도된 이태원 살인사건 이야기. 재판부는 에드워드가 "패터슨에게 살인을 부추기고 앞장서서 화장실에 들어갔다"며 그 역시 살인의 공범이라고 인정하지만 일사부재리 원칙. 에드워드는 이미 살인 혐의에 대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만큼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처벌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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