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생긴 팀과 못 생긴 팀으로 생존경쟁을 벌이는 여름특집 무한도전. 이름도 불만이다.
잘생긴 팀이 이긴다면 못생긴 팀은 계속 못 생긴 팀이 되는 것인가.
작은 배려 관심은 이름선정에도 들어나야 한다. 아무리 흥미성 오락프로그램이지만,
무한도전은 조금 달라야 하지 않을까?
동고동락은 없고 동거동락만 있는 무한도전
폭풍전야라 그런 걸까요. 바람 한 점 없어, 너무 무덥네요. 더위를 달랠 겸 오래간만에 무한도전에 방송채널을 고정시켰습니다. 이번 주 무한도전은 'Summer 바캉스 특집'으로 “서바이벌 동거동락”이라는 제목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동고동락도 아니고 동거동락. 무한도전판 1박 2일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작가 분들이 바캉스를 같이 가고 싶은 연예인(손호영, 이성진, 2PM(재범, 준호), 케이윌, 배정남, 박휘순, 김경진, 양배추, 상추)들을 선정, 많은 게스트들이 출연 했네요. ‘잘생긴 팀’과 ‘못생긴 팀’으로 나뉘어져 게임에서 진 팀의 출연진 들 중에 한 명을 집으로 보내는 생존게임입니다. 다음 주에 무인도에서 3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쥘 최후의 1인을 뽑는다고 합니다.
무인도로 가는 배 위에서 첫 번째 생존게임인 팔씨름 결투가 벌어졌습니다. 잘생긴 팀이 지는 바람에 한 명을 보내야 하는 투표에서 정형돈이 선정되었습니다. 정형돈은 무인도에 가보지도 못하고 작은 배를 타고 홀로 육지로 떠났습니다. 가져온 가방도 없이. 이어 무인도에 도착해서 가진 생수쟁탈 피구대회에서는 못생긴 팀이 분발, 잘생긴 팀을 물리쳤습니다. 다시 잘생긴 팀원 중에 한 명을 집으로 보내야하는데, 정준하가 선정되었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 무한도전 고정 진행자 두 명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굴러온 돌이 막힌 돌 두 사람을 출연진에서 제외시켜버렸습니다.
이 글을 쓰기 30분 전 무한도전 홈페이지 게시판을 들어가 보니 500명에 가까운 시청자들 글들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서바이벌 동거동락이 신선했다는 글부터, 5년 만에 최악의 프로그램이었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정형돈과 정준하가 탈락했다는 사실에 불만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특히 정형돈 팬들은 다음 주에 정형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방송을 보지 않겠다며 협박 반, 아쉬움 반이 담긴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무한도전의 원년 멤버인 정형돈의 탈락이 서운했던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홈페이지에는 무한도전 여름특집 서바이벌 동거동락에 대한 500여개에 가까운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박명수는 파리대왕?
무한도전 여름특집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생존의 게임. 무한도전의 세계처럼 현실의 세계도 그럴까요. 그런데 진 팀에서 한 사람을 보내야 하는 투표장면을 보면서 문득 왕따 문화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철저하게 개인 의사로 차출대상을 선정하는 거지만, 은영 중 왕따나 몰아주기식 투표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중에 가장 불성실했거나 팀이 지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사람이 선정되면 좋겠지만, 투표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이루어지지 많은 않기 때문입니다. 2차 피구대회에 진 잘생긴 팀의 투표 전에 박명수가 팀원들을 모아서 사전 모의를 통해 정준하가 선정되는데 기여를 했기 때문입니다. 박명수가 왕따 시키는 대장 역할을 자임한 것이지요.
무한도전은 남녀노소, 나이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국민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지요. 그런데 투표를 통해서 최종 탈락자를 선정하는 아이템을 선정했다면, 원칙에 충실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명수의 행위는 현실 사회 같으면 분명 사전 선거, 사전 투표 모의 죄에 해당됩니다. 또 하나는 하나의 권력이 투표권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입니다. 줄서기문화 서열문화도 은근 드러낸 셈입니다. 박명수가 투표에 의해서 퇴출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명수는 무한도전의 터줏대감 큰형을 자임하면서 게스트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또 하나는 투표함입니다. 투표자가 투표를 하면서 투표함에 담긴 쪽지를 엿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었습니다. 이왕이면 몰아주자라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의 여름특집은 발상의 전환이 돋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경쟁을 통해서 고정 출연진들도 집으로 보낼 수 있다는. 그렇지만 전환을 전환답게 하려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 여론조작이나 여론몰이, 권력의 횡포에 의해 왕따 시키고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 서바이벌 동거동락을 보면서, 산호섬에 고립되어 야만적인 상태로 되돌아간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파리대왕』이 떠올랐습니다, 외딴 섬에 상륙한 소년들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낸. 박명수는 첫 회에서 파리대왕이 되었습니다. 너무 확대해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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