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특히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됩니다. 젊은이에게 욕을 들어 먹고, 멱살이 잡히는 분이 당신의 아버지요 어머니라고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외면하지요. 나 아닌 누군가 해결하겠지. 군중심리지요. MBC 스페셜(안철수, 박경철이 전하는 희망메시지)에 출연했던 박경철은 지하철 막말남 동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왜 지하철에 탄 사람은 막말남의 막말을 막지 못한걸까. 안철수는 뉴욕의 사례를 들었다. 갑자기 쓰러진 사람이 있을 때 한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도울 수 있지만, 100명이 있을 때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왜냐면 누군가 하겠지라는 생각 때문. 결국 쓰러진 사람은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함께 지적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그렇다. 누군가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가 나서 부당한 일을 지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폭행 시비가 붙었을 때 가해자가 나도 맞았다며 쌍방과실을 주장하면 피해자나 싸움 말리던 사람까지 함께 엮여서 입건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이제 사정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장준성 기자입니다.
◀VCR▶
담배를 피던 30대 남성이 주위에 있던 중년 남성에게 시비를 겁니다. 자기 여자친구를 쳐다봤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중년 남성이 항의하자, 갑자기 몸을 날리며 폭행을 가하기 시작합니다. 상대방을 무릎으로 가격하고 발차기를 합니다. 뒤엉키고, 쫓아가고, 도망가고. 견디다 못한 중년 남성이 바닥에 주저앉자 아예 질질 끌고 나갑니다. 경찰이 출동하자, 가해자인 30대 남성은 "피해자 역시 자신의 몸을 밀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을 가했다"며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둘 다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경찰은 "폭행을 막으려던 피해자의 정당방위가 인정된다"며 가해자만 폭행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INT▶ 심기수/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일단 목격자 진술이 있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블랙박스나 CCTV를 가지고 정당방위를 입증하게 됩니다." 경찰이 예전에는 가해자가 조금이라도 다치면 피해자의 방어 행위도 대부분 폭력으로 간주해왔지만, 이제는 정당방위로 보고 있는 겁니다. 경찰이 이 같은 지침을 올해 초부터 시행한 결과 1월에 17건에 불과하던 정당방위 인정 건수가 5, 6월에는 8배 이상 크게 늘어났습니다.
"때릴 땐 맞는 게 상책이다, 싸움은 말리지도 참견하지도 말아야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경찰은 올해 안에 정식으로 관련 법규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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