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밥

조원철 교수 발언도 폭우괴담일까?

by 밥이야기 2011. 7. 29.
728x90
경찰이 이번 폭우 때 쏟아진 수 많은 이야기들의 옥석을 가린다고 한다. 이른바 '폭우괴담'. 조선일보는 오늘(29일) <104년 만의 폭우/남의 불행으로 장난치는 사람들... 인터넷 '폭우괴담'도 홍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작년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이 낸 보도자료를 토대로 일부 누리꾼들이 '오세훈 시장 임기 동안 서울시 수해방지 예산이 10분의 1수준으로 감소했다'라고 주장한 사실을 문제삼았다. 또한 '광화문 물난리는 청계천 공사가 화근'이라는 것도 서울시 관계자의 말을 빌려 두둔했다.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광화문 배수 속도가 느린 것은 지하철과 지하보도를 피하느라 배수로가 C자로 굽었고, 오히려 청계천 공사 당시 하천을 깊게 파 배수능력은 향상됐다"라고 인용 보도했다. 조선일보 글 제목대로라면 인터넷에 회자된 사례는 다 '폭우괴담'이 된다. 누리꾼들이 착각을 해서 수해방지예산이 10분1로 줄었다고 말한 것을 가지고 폭우괴담이라고 하면 안된다. 신문사들이 오보를 해서 정정보도를 하듯, 누리꾼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는 작년 폭우로 광화문 일대가 물바다가 된 것이 청계천 때문이라고 말한 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말이 아니다. 괴담이 아니다. 어제(28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조원철 교수(연세대)가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살펴 볼까 한다.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특히 제가 어제는 저희 집이 그래서 현장 확인을 못했습니다만 강남 사거리는 본래 상습침수지역입니다. 그래서 강남 사거리에서 법원단지 교대역 쪽으로 오는 도로는 굉장히 저지대이기 때문에 웬만큼 조금만 소나기가 오면 거기가 침수돼서 교통이 어려워졌던 상황인데 그걸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강변에 있는 대형 차집관로까지 대형도수관로를 묻어야 되는데 그것이 이제 예산이 많이 들다 보니까 그렇게 하고 그런 것은 그렇게 생색이 나는 정치적으로 생색나는 과업이 아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모든 게 벌써 아마 10년, 20년 가까이 미뤄진 사업이죠.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예산책정 자체가 안 돼 있다는 그런 얘기죠?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예산은 일부가 돼 있을 겁니다. 전체는 안 돼 있는 걸로 제가 알고 있어요.

☎ 손석희 / 진행  :
예산 문제는 저희가 4부에서 조금 더 들여다보긴 하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늘 이렇게 상습침수구역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교수님 말씀에 따르자면 티 안 나는 사업이기 때문에 손을 안 대고 있었다, 이런 얘기네요.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그렇죠. 그런 게 거기뿐만 아니고 우리 광화문도 다시 작년 9월 20일 날 문제되고 어제도 문제가 됐는데 광화문도 보면 광화문으로 모든 물이 집중이 되게 돼 있습니다. 경복궁 동쪽에 삼청동 계곡의 물이 광화문으로 내려오고 서쪽 인왕산 물이 또 광화문으로 내려오고 그 다음에 사직공원 쪽도 전부 내려오고 다,

☎ 손석희 / 진행  :
세 갈래 물길이 다 그리로 모이죠?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다 모이게 됐습니다. 이 물은 배수계획에서는 물을 모으면 안 돼요.

☎ 손석희 / 진행  :
그런데 광화문은 옛날엔 정말 그렇게 침수되고 그런 적이 없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그런 적이 없었죠. 그때는 자연시스템으로 해 가지고 전부 분산되던 시스템이었거든요.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그 이후의 변수가 어떤 것이었습니까?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하수관로를 자꾸 전부 모든 것을 청계천 중심으로 집중을 시켜버렸죠. 눈에 보이는 효율성만 따져가지고 그래서 물은 모으면 문제입니다. 분산시키는 새로운 도시계획을 지금 우리가 해야 돼요. 도시계획하시는 분들이 공간계획만 평면계획만 했지 지금까지 그런 재해특성, 재해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지금 곳곳에서 터지고 있죠.
☎ 손석희 / 진행  :
작년에 광화문 같은 경우에 원인으로 많이 얘기가 나왔던 것 중에 하나는 가로수를 뽑아내고 돌로 포장해버려 가지고 땅으로 침투할 공간이 적어지지 않았느냐 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적어진 게 아니라 전혀 없죠.

☎ 손석희 / 진행  :
없죠. 그런데 그게 이제 배수관로를 잘 만들어서 하수 쪽으로 빠져나가게 하면 되는데 그게 격자로 돼 있어서 좀 문제가 있다, 이건 ㄷ자로 구부러진 배수로는 펴는 작업을 해온 걸로 알고 있는데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그건 했습니다. 그건 저쪽 인왕산 쪽에서 내려오는 ㄷ자로 구부러졌던 건 이달 초순에 했는데 그것 가지고는 절대양이 부족하죠.

☎ 손석희 / 진행  :
배수시설도 증가시키는 공사를 해온 걸로 저희가 얘기를 들었는데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지금 대형 배수관로를 이제 설계를 마감해 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아직 전혀 착공도 못했고

☎ 손석희 / 진행  :
그런가요?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예, 그렇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상황이 이러니까 더 많은 비가 쏟아졌으니 이런 결과가 나왔겠죠.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요즘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거다 라고 하는 건 누구나 예측하고 있는데 그것을 같은 비가 내리면 틀림없이 같은 현상이 일어날 거다 라고 수없이 이야기했는데도 그 심각성을 그렇게 의사결정권을 가지신 분들이 받아들이지 않더만요. 보니까.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의 조원철 교수셨습니다. 전문가이시기도하고 동시에 피해자이시기도 하다고 아까 말씀드렸는데 오늘 또 고생 좀 하시겠습니다.

☎ 조원철 / 연세대 교수  :
예, 비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조원철 교수는 정부가 4대강 운하사업을 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자문했던 분이다. 조 교수 말대로라면 청계천 사업이 광화문 일대 물난리를 만든 것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분산되어야 할 하수관로가 청계천 중심으로 집중시켰기 때문에 집중 폭우로 물이 넘쳐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 보도대로라면 조 교수가 말한 내용도 괴담인가? 경찰이 폭우괴담을 퍼뜨린 누리꾼들을 엄정처벌하겠다는 것은 너무 괴기스럽다. 오히려 조선일보 보도가 더 괴담에 가까운 것은 아닐까? 최소한 사실 확인을 해야 할 언론이 괴담으로 몰고가는 것은 문제다. 조선일보는 서울시관지(대변지)가 되기를 바라는가? 폭우로 물바다가 된 서울시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이야기를 하겠는가.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서울시장이라면 당연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맞지 않을까.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앞두고, 이번 폭우피해로 더 나빠진 이미지를 막아보자는 것이 '폭우괴담'의 숨겨진 진실이 아닐까. 아울러 이번 폭우 때 누리꾼들의 휴대폰과 인터넷게시판을 통해 알린 현장사진과 글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긍정적인 측면은 왜 보지 않는가.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 클릭 - 


 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