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헌절입니다.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 공포되었습니다. 헌법, 한 국가의 얼개를 구성하고 있는 설계도라고 이야기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참 가슴 뭉클한 말입니다. 지난 촛불시위 때 헌법 제 1조는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각인되었지요.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대한민국 헌법은 안녕한가요?
네덜란드 헌법도 이렇게 시작합니다. ‘네덜란드의 모든 국민은 평등한 환경 속에서 평등한 대우을 받아야 한다’ 평등한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헌법대로 라면 세상이 풍요롭되 정의로운 사회이겠지요. 결국 헌법도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실천하면서 이루어 가는 ‘지향’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헌법을 뜻하는 영어의 어원은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지요. ‘어떤 실체나 모습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는 상태를 점점 구체적이고 정형적인 형태로 만들어 간다는 뜻.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오지 않지만, 나와야 하는 추상성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헌법이 아닐까요?
자료에 따르면 중국고대 전국시대의 문헌인 <국어>에 ‘선한 행위를 한 사람에게 상을 내리고 간악한 사람에 벌을 주는 것이 헌법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간악하고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 득세하는 세상이 요즘 대한민국 아닌가요? 헌법의 고갱이라고 하는 헌법 전문을 읽어 봅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1987년 10월 29일
참 좋은 말만 적혀있습니다. 물론 헌법 전문도 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시대에 맞게 다듬어 낼 필요가 있지요. 하지만 헌법 전문 속에 담긴 대로 세상이 돌아간다면 참 행복해질 듯합니다. 아마 헌법 전문도 사람들이 처한 입장과 지위에 따라서 다르게 읽힐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헌법이 보장된 많은 것들이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표현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입니다. 미네르바가 구속되었고, 광장이 닫히기도 했습니다. 민간인 사찰이 이루어지고, 국가가 한 개인의 발언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죄를 묻고 있는 사회에서, 헌법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법이 있다하더라도 결국 현실에서는 해석의 문제가 됩니다. 법도 권력의 눈치를 보지요. 법이 아니라 통치자의 시선에 따라, 명암이 갈립니다.
오늘은 제헌절이자, 4대강 사업 반대를 외치면서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추모문화제가 전국 각지 광장에서 열립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하지만 국민은 권력을 행사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왜 많은 국민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지,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정부 권력 앞에 막혀야 하는지 이명박 정부는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법을 어기고 이기는 법 앞의 권력은 있을 수 있지만, 국민 앞에 없습니다. 국민을 이기려 한다면,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지난 역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아울러, 헌법도 이제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헌법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일상의 헌법 학습이 필요합니다. 헌법이 안녕한지 오늘 한 번 시간을 내어 헌법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국민 주권은 결국 국민이 지켜야 하니까요.
*참고 및 인용: 안녕 헌법(지안/차병직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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