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맹꽁이의 운명은?

금강. 참 아름다운 강입니다. 금강하면 제일먼저 작고한 신동엽 시인이 떠오릅니다. 금강의 시인이었지요. "4월(4.19혁명)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노래한 신동엽. 어제(12일) 희비가 엇갈리는 두 개의 소식과 만났습니다. 하나는 대전 대덕구 금강살리기 사업 구간에서 멸종 위기 2급 야생동물인 맹꽁이 집단서식지가 발견되었다는 소식. 다른 하나는 장맛비로 충북 영동-옥천지역 금강살리기 사업장이 쑥대밭으로 변했다는 소식입니다. 연합뉴스, SBS, MBC  등 여러 언론매체에서 보도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천지개벽 수준의 4대강 사업 현주소를 미리 볼 수 있었습니다. 맹꽁이는 쟁기밭개구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울음 소리가 "맹꽁 맹꽁"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맹꽁이가 맹꽁 맹꽁 우는 것는 아닙니다. 비슷하게 소리를 내는 거지요.

맹꽁이 집단서식지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기쁘기도 하면서, 걱정이 됩니다. 오히려 발견된 것이 맹꽁이의 개체수를 줄이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인간한테 발견되지 않고 살아가면 더 좋을 텐데.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맹꽁이는 아예 사라질 수도 있겠지요. 우려일까요? 이번 장맛비로 쑥대밭이 된 금강살리기 공사 구간의 생태공원. 전체 공정율이 60%가 넘고 90%가 넘는 구간도 있습니다. 금강 둔치 4곳에 조성되고 있는 생태공원 건립 예산은 126억 원이라고 합니다. MBC 9시 뉴스에 보도된 내용 중 일부를 옮겨 볼까 합니다. " 최근 나흘 동안 200mm의 폭우로 금강 8-1 공구의 생태공원 4곳이 침수돼 화초 15만 포기와 꽃나무 10만여 그루 대부분이 떠내려가거나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여기는 아주 많이 온 비가 아니거든. 글쎄 어떻게 하려는지 문제지요(공사현장 직원)".

 ▲ 금강 살리기 생태공원 4곳이 침수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에디오피아 순방중에 자원 봉사를 하면서, "내가 십장이다"라고 말했다고 하지요. 4대강 사업의 지휘자는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해외 순방을 끝내고 돌아오자마자, 비 피해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예전보다 큰 피해는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낙동강뿐만 아니라 금강까지 4대강 사업 지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맹꽁이는 잘 알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 이전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하천정비사업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물론 맹꽁이는 모릅니다. 집단서식지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여주었으니까요. 맹꽁이 입장에서 드리는 말입니다. 진정 십장이 되고 싶으면 현장으로 달려가세요. 눈으로 확인하세요. 앞으로 몇 차례 폭풍으로 인한 집중폭우도 예상됩니다. 이번 여름 비로 4대강 사업 현장에서 발생한 피해 비용을 또 국민에게 떠 맡기려 하시나요. 국민의 말 못하는 맹꽁이로 보이시나요. 맹꽁이도 모여 울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 주어야 하나요.


작년, 대전충남녹색연합이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금강 일대를 항공 촬영한 사진(아래 사진)을 다시 봅니다. 그 당시 프레시안은 < 신동엽의 '금강'은 사라지고 이명박의 '막장'만 남았다>라고 기사를 썼지요. 

▲이미지출처: 대전충남녹색연합

맹꽁이가 묻습니다. 각하, 정부에서 주장한 4대강 사업의 고갱이 세가지를 꼽으라면 수질개선, 홍수방지, 가뭄해소입니다. 조선일보 박정훈 시사기획에디터가 <4대강의 진실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라는 글을 예전에 썼다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심판은 복잡할 것도 없다. 4대강의 홍수 피해 상황을 보면 누가 국민을 속여왔는지 알 수 있다. 예년 수준 홍수가 닥쳤을 때 피해가 줄었다면 반대측이 틀린 것이고, 피해가 커졌다면 정부가 틀린 것이다. 애매한 변명으로 도망갈 구멍이라곤 없다. 만약 정부가 틀렸다면 장밋빛 전망을 부풀린 책임자를 문책하고 사업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반대 경우라면 온갖 언설을 쏟아냈던 일부 학자·환경운동가·정치인·종교인들이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죄를 참회해야 한다. 2년간 헷갈렸던 국민은 4대강의 심판을 벼르고 있다. (출처: 조선일보/박정훈 기자 기사에서 발췌)

문제는 정부가 봄,여름 비로 인한 피해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핑계 거리를 만들겠지요. 올해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아직 4대강 사업이 완전하게 끝나지 않았으니, 시나브로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이 나타나겠지요.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혹세무민한 죄를 묻을 겁니다. 정치권이 나서지 않아도.....

연일 장맛비, 금강 4대강 생태공원 '아수라장(MBC뉴스)
4일간의 장마에 금강살리기사업장 '쑥대밭' (연합뉴스)
금강 사업 구간에 '맹꽁이' 집단 서식(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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