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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KT올레광고와 미디어법 광고

by 밥이야기 2009.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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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주입의 힘

KT의 올레광고가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TV나 온라인에 올레 광고 공습을 퍼 붓고 있기 때문이다. 노출 빈도가 높다보니, 광고의 내용을 떠나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미디어법 통과가 이루어지자 말자 올레를 외치며,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미디어법 TV광고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이미 미디어법 찬가(광고)가 시작되었다. 야당은 최시중 위원장(방송통신위원회)을 만나 헌재의 결과가 있기 전에 광고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KT의 올레광고를 보면서, 올레를 외칠 수 있는 상황들이 스쳐지나갔다. 반복학습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올레라도 외치고 싶지 않은데, 많이 노출되다보면 자연히 사람들은 올레를 따라 외치게 되어있다. 미디어법 광고도 마찬가지다. 정부부처에서 서두르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현실의 왜곡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KBS와 인터뷰 형식으로 이루어지 20차 라디오연설에서 요즘 세상에 누가 언론을 왜곡하고 장악하겠느냐며 미디어법 통과에 따른 여론을 일축했다. 그렇다면 하등 미디어법 TV광고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 아니 정당한 방식과 내용으로 법이 만들어졌다면, 광고도 필요 없지 않는가.



▲민주당의원들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고 있는 장면(사진출처:경향신문)



 그래서 국민들의 60%이상이 미디어법 통과가 원천무효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미디어법 광고를 내보내 것은 미디어법에 대한 왜곡이며, 미디어법에 대한 여론을 장악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렇듯 대통령의 말과 현실은 엇박자를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

 

미디어법 광고에 올레를 바라지 마라

우리는 KT의 올레광고가 정말 올레인줄 모르면서, 올레라는 용어가 KT의 전유물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시나브로 느낄 수 있다. 포털 네이버에 올레를 치면 이미 KT올레가 장악을 하고 있다. 물론 광고비를 지급했으니 당연 최상위 검색결과를 보여 줄 수밖에 없지만. 일반적으로 올레는 제주도의 가구형태와 골목길을 뜻하는 말과, 스페인의 투우 장면 때 투우사나 관람객들이 칼에 꽃인 체 죽어가는 소를 보면 외치는 말이 떠오른다. 결국 올레는 자본시장에서 돈이 만들어 낸 용어 올레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다.

 
이제 올레라는 말은 들으면 머지않아 KT를 먼저 떠올릴 것 같다. KT 사업의 지향과 결과를 떠나 사람들은 올레를 들먹일 것이다. 미디어법 광고도 마찬가지다. 5억 원이 넘는 혈세로 광고를 한다면 사람들은 미디어법의 실체를 망각해 버릴 수 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정은 생략되고 마치 올레처럼 모든 것이 일사천리며, 한국의 미디어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입 선전한다면.

 
미디어법의 위험성은 여기에 있다. 기업과 신문이 방송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다면, 친 기업 행보를 보여준 이명박 정권이 결국 누구의 편을 들어 주겠는가? 일방적으로 올레, 올레를 외쳐 라고 주입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출몰한다면 그것이 바로 방송왜곡이며 장악이기 때문이다. 이미 벌써부터 미디어법 광고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KT의 올레광고와 미디어법 광고가 불편한 이유다. 올레라는 말이 소 잡는 장면을 보며 외치는 올레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는 스페인 투우를 한국적 상황에 보편화 시킬 수 있는가? 피 흐르는 소를 보며 올레 올레를 외쳐야 하는가? 한국은 스페인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광기가 흐르고 있는 이 시대, 자라나는 세대들이 아무생각 없이 올레 올레 할 날이 올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