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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왜, 농민들은 배추밭을 갈아 엎는걸까?

by 밥이야기 201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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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를 보니 창원의 한 배추농가 소식이 들린다. 배추값 폭락으로 배추밭을 갈아엎는단다. 기름값, 물류비 상승때문이란다. 인건비도 나오지 않으니 농민들 입장에서는 속탄다. 1만2000원하던 배추값이 2,500원대.배추뿐만 아니다. 고추도 그렇단다. 한국인 식탁의 양대 산맥인 배추와 고추의 수난사. 이정우 교수(경북대)는 지난해 배추값이 폭등하자 <배추 값 폭등의 경제학>이란 글을 썼다.배추값이 폭락하자 다시 <배추 값 폭락과 거미집이론/읽어보기>이라는 선보였다. 폭등과 폭락사이. 배추를 구입하는 시민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작년, 배추 값이 춤추며 하늘을 치솟고 오를듯이 요동치자 이명박 대통령은 양배추 먹자고 말했다가, 된통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배추 값이나 양배추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 갑자기 배추 먹다가 양배추만 먹을 수 없는 노릇. 정부의 대책이라고는 중국산 배추 수입과 가격이 내릴 것니 기다려봐라, 뿐이었다. 거미집이론은 미국의 계량학자 W. 레온티에프가 정립한 이론이다. 가격변동에 대해 수요와 공급의 시간차를 규명한 이론. 농산물과 달리 기계로 찍어내는 공산품은 수요가 늘면 공급을 늘리면 되지만, 배추는 그렇지 않다. 재배와 공급사이 시간이 걸리기 때문. 그 사이에 가격은 요동칠 수 있다.


이정우 교수가 예시했듯, 미국 대공황 때 농산물가격이 폭락하자 농산물을 대량 페기했다고 한다. 실직자들은 밥을 굶고 있는데, 먹을거리를 태우다니, 자본주의 경제학의 아리러니다. 한국에서도 농민들이 쌀을 태우거나, 논밭을 갈아 엎는 장면이 많이 연출되었다. 연출이 아니라 사실이다. 농민들 가슴 멍 든다. 어찌 도시민들이 그 마음을 이해하겠는가. 쌀 한톨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88번 농민들 손을 거친다. 쌀 미가 한자가 갖고 있는 의미다. 금치가 다시 김치가 아니라 폐치가 되고 있는 현실. 정부는 폭등과 폭락때만 사후약방문 땜방 대책만 세울것이 아니라, 대형마트(공격적인 산지 밭떼기)나 중간 상인들의 묻지마 사재기 이익 문화가 만연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시정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만 살필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상황을 헤아려 살펴야 한다. 식량 위기가 오면 그 때 가서 외양간 고치려 하면 소용없다.



정부에게 기대할 수 없다면 도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소비자운동은 소비하는 상품에 대한 평가와 견제가 아니라,더불어 사는 경제학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산지와 도시민들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생협운동이나, 소비자협동조합 등 대안 모델을 한국형으로 재해석 현실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민들이 잘살면 도시민들의 삶과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을 인식할 때다.


*사진: 밥이야기/해남의 한 배추농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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