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밥

김인문 별세, 서단비에게 남긴 이야기

by 밥이야기 2011. 4. 26.
728x90




늦은 나이(34세)에 연기가 하고 싶어 공무원 생활을 중단했던 김인문. 무작정 서울로 상경, 끼니를 굶으며 연기를 배웠다. 그 당시 연기지망생들이 대부분 겪었겠지만. 김수용 감독의 <맨발의 영광>이 첫 데뷔작이다. 그 이후부터 작고할 때까지 한결같이 연기력을 불태우면 살았다. 방송과 영화를 넘나들며, 많은 작품에 출연해서 개성 넘치는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고인.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2005년)에 참여한 영화 <독짓는 늙은이>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서단비는 고인에게 무슨 이야기를 남겼을까? 서단비는 두 가지 이야기를 기억했다. 하나는 '관객 없는 배우는 배우가 아니다'. 또 하나는 '가로등이 조는 것을 보았는가' 고인은 가로등을 보면서, 졸고 있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 정도로 감수성이 넘치는 배우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서단비는 가로들을 보았지만, 결코 졸지 않았다고 한다. 감정이입. 가로등도 사람처럼 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했던 김인문. 조는 가로수가 되기도 했던 고인.




김인문은 <독짓는 늙은이>를 개봉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남긴 드라마와 영화 속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MBC <전원일기>와 함께  농촌 드라마 전성시대를 열었던 KBS <배추나무 사랑걸렸네>에서 보여준 김인문의 백구두(김포 백구두)는 잊지 못할 것 같다. 김인문은 약방의 감초같은 조연 연기를 선보이며, '조연시대'를 열게했던 마중물이었다. 조연도 만년 조연이 아니라, 열심히 연기력을 갈고 닦으면 주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실천해 준 배우다. 배우는 인물이 아니라 개성 넘치는 연기력이 있어야, 오래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오해마시라. 인물 좋고 연기력 좋은 사람은 예외다. 




동료 배우 전원주. 고인과 부부연기로 호흡을 너무 잘 맞추어서, 정말 부부사이인가,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전원주 모친이 작고했을 때, 자신의 남편보다 더 슬퍼하며 장례식 자리를 끝까지 지켜주었다는 김인문. 푸근하고 인정 많을 것 같은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곧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고인이 다시 태어난다면 연기자의 길을 걸을까? 독짓는
늙은이처럼 많은 세월 연기를 위해 관객을 위해 연기했던 김인문... 가는 길에 백구두 한컬레 바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배우로서 가장 대성할 얼굴은 평범한 얼굴이라고 했습니다. 차이를 만드는 건 상상력 뿐입니다(김인문)"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 클릭 - 


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