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수중 농구골대가 되어버렸다. 물폭탄에 이은 미디어법 폭탄도 인재다/사진출처:최병성(목사,환경운동가)
물 폭탄. 70년 만의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장마철이나 폭풍 때마다 이어지는 피해. 기후 변화로 이제 장마의 주기나 규모가 예측불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장마 상황을 반면교사삼아 “영구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보다 인재에 의한 피해 재발을 막아보자는 뜻이 담겨있다. 단골 수해지역은 말 그대로 복구, 피해, 복구를 반복하고 있는 지역. 한 번 피해지역은 철저하게 대비를 해서 반복된 피해를 막아야 하는데, 땜방식 공사나 임시방편 예방공사로 인한 피해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낸 천재보다 무서운 피해임에 틀림없다.
이번 장마시즌을 분석한 기사들과 자료들을 살펴보면 4대강 주변의 피해보다 도심지역이나 무문별한하게 파헤쳐진 콘크리트 도로 공사, 직선형 중간하천 등 천재보다는 인재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결국 개발이라는 명목아래 사라진 논과 밭, 자연하천은 우리 살고 있는 공간 문화(직선,일방통행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결국 인재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든 것은 결국 사람이다. 정치라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의 핵심. 정치판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으니, 인재가 발생한다. 이번 여름 풍경 중에 인재가 만든 두 가지를 들라면 물 폭탄과 예정된 미디어법 폭탄이다. 물 폭탄이 일어나도 정부, 여당은 미디어법 통과에 목숨을 걸고 있다. 민생현안 관련법도 아닌데, 왜 자꾸 물 폭탄 세상에 미디어법까지 같이 실려 보내려 하는 걸까.
여러 언론조사에서 보여주듯 민심은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도 “미디어법 합의 처리”를 강조하는데. 세상 물심(민심)도 인재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는가. 미디어법이 한나라당에 의해 강행처리 된다면 분명 또 다른 인재다. 미디어법이 몰고 올 피해는 물 피해 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왜 대다수 국민들과 야당이 반대하는 미디어법을 물 폭탄시즌에 터뜨려 관심을 피해가려 하는 걸까?
물폭탄에 이어 미디어법이 통과된다면, 직선과 일반통행 문화가 빚어낸 또 다른 인재가 될 것 같다.
영구적인 대책은 둘째치고..
물 폭탄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대규모 토목공사나 날림공사를 막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추진 중이 “4대강 살리기”사업이나 개발 사업을 면밀하게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스스로 이야기 하지 않았는가. 영구적인 대책을 마련하려면 대충, 급하게 해서는 안 된다. 영구적인 대책에 앞서 영국적으로 문제가 재현되지 않게 하기 위해, 이번 물 폭탄 피해현황을 종합분석해서 인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진행중인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2009 물폭탄시즌을 잘 들여다 보면서, 영구적인 대책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대책을 세었으면 좋겠다. 또한 영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소통의 채널이 필요하다.그렇지 않은 대책은 영구적이라는 표현을 써서는 안된다.
미디어법도 마찬가지이다. 이왕 만들려면 충분히 여야가 납득하고 국민들이 이해 할 수준의 법을 만들어야 한다. 물 폭탄 대책에 비해 무엇이 급한가? 조삼모개처럼 자고 나면 바뀔 정권유지용 법을 만들지 말고 길게 보고 만들자. 고치고 또 고치고, 정권에 따라 바뀌는 법 말고. 미디어법은 일방적인 아스팔트법이다. 때 마다 피해나면 다시 혈세로 땜방하는 아스팔트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미디어법 강행 추진을 중단하고 삶의 아스팔트로 나와서, 물 폭탄 맞은 지역과 자연의 흐름을 역행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살펴보는 게 “여름 민심(물심)”이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앞둔 국회의사당,안상수 의원이 연설 중이다/사진출처:문순c
날림 공사 vs 예정된 날치기 미디어법
날림공사로 인한 피해는 눈에 보이지만, 여야합의없이 날치기로 미디어법이 통과된다면
물폭탄하고 비교할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 언론장악을 통한 언론왜곡이 본격화된다면...
물폭탄보다 무서운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들은 올 여름에 두 개의 폭탄을 맞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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