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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MB 무릎 꿇리기와 MBC의 무릎 꿇기

by 밥이야기 201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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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감독이 1980년대 연출한 영화, <무릎과 무릎 사이> 이야기가 아니다. 종교의 무릎과 언론의 무릎 사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무릎 꿇고 기도 드리는 사진과 사연이 공개되자, 이른바 '무릎' 논란이 한참이다. 강호도의 무릎팍도사에 출연, 무릎 꿇었다면 웃어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대통령 무릎 꿇기 기도 장면은 거북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 대통령의 무릎은 국민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 "이라고 말했다. 


말은 바로 하자. 무릎은 하나님의 것도 아니요, 국민의 것도 아니요, 이 대통령 것이다.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린 것이 문제겠는가? 문제는 국가조찬기도회를 진행했던 일부 기독계 인사들의 처신과 이명박 정부들어 노골화된 종교 편향, 분열 양상 때문이다. '고소영'의 소망교회와 장로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행보가 과연 정상적이었는가? 이슬람채권법 반대를 주창한 한기총 대표 회장이 대통령을 무릎 꿇려 기도 드리는 상황을 연출한 것은 분명 도를 넘긴 처사였다. 오죽하면 불교계 인사가, 사찰에 가서 108배를 권하면 할 것이냐고 되물었겠는가.


대통령의 기독교 무릎 꿇기를 보면서, 또 하나의 무릎 꿇기 이야기가 들려온다. 바로 MBC PD수첩이다. 그동안 피디수첩을 진행해왔던 피디들의 강제 인사 발령 조치가 이루어진 뒤,  MBC 경영진과 간부들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무릎 꿇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피디수첩은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 꿇기 기도'와 관련된 꼭지(생생이슈)를 편성해서 다루려 했지만, 부장까지 승인된 내용이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에게 보고된 뒤, 거부되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시간이 지난 아이템, 단순 해프닝, 종교가 걸려 있는 민감한 문제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그런가? 알려지다시피 피디수첩은 소망교회와 관련된 기획물을 준비중이었다. 하지만 1년차 이상 피디들 교체라는 원칙아닌 원칙의 덫에 걸려 소망교회건은 좌초되었다. 


언론에게 성역은 없다. 언론이 성역으로 들어가 자물쇠를 걸고, 종교권력과 정치권력에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면, 언론은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언론이 민감한 사안을 다루지 않으면 누가 다루나? 지나간 일들을 다루지 안 된다고? 피디수첩이 뉴스프로그램인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사건을 들춰 진실을 가려내는 마중물이 되는 것이 피디수첩이 추구해야 될 지향아닌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기도회가 마치 하나님의 나라인냥, 무릎마저 하나님에게 바치는 것이 진정 기도의 참의미일까? 스스로 권력에 무릎 꿇는 것이 언론인가? 부끄럽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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