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가 첫 연출한 영화 카모메식당(2006). 핀란드 헬싱키에서 일본인 교포가 운영하는 식당을 중심으로 무덤덤하게 펼쳐지는 생활의 발견을 엿볼수 있는 영화다. 카모메는 비둘기를 뜻한다. 식당 주인 사치에(코바야시 사토미)는 고양기같이 살찐 비둘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 비둘기는 죽고, 그녀의 어머니도 얼마지나지 않아 트럭에 치여 세상과 이별한다. 하지만 비둘기가 죽었을 때 더 슬펐다고 사치에는 말한다. 자신이 해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살찐 동물 또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치에.
손님 하나 없는 식당을 개업한 사치에. 하지만 긴장하는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열심히 하다보면 되겠지? 금방 문 닫을 것 같은 카모메식당. 하지만 한 사람 두 사람 사연을 안고 카모메 식당을 방문한다. 독수리오형제를 주제곡을 알려달라는 핀란드 청년(첫 손님)의 부탁에 사치에는 기억 속에 맴돌기만 하는 가사를 기억해 내지 못한다. 우연찮게 한 서점에서 한 일본 여성을 만나게 된 사치에는 독수리오형제 가사를 적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인연이 된다. 이렇듯 카모메 식당은 오가는 사람의 입(맛)소문과 눈소문을 타고 찾는 이가 많아진다.
카모메 식당의 주메뉴는 주먹밥. 카치에는 주먹밥(삼각김밥)이야말로 일본의 정신이 담긴 음식이라고 말한다. 카치에가 만드는 음식들은 요란스럽지 않다. 일본 전통 요리를 고집하지 않는다. 식당 인테리어가 단순하듯이 음식 또한 간결하고 정갈하다. 누구를 위해 음식과 차를 만든다는 것. 그뿐이다. 카모메식당은 음식전문영화가 아니다. 식당과 음식을 중심으로 화해와 일상의 소소함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카모메식당을 보면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영부인이 중심으로 펼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와 뉴욕에 마련될 한국식당이 떠올랐다. 2011년 예산에 50억이 책정되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일본인들은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다. 대대손손 가업을 물려받아 운영되고 있는 식당도 많다. 매주 일요일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100년의 기업>에 소개된 일본 '오아라야 메밀국수'. 교토에서 오마라야 메밀국수집은 546년 역사를 자랑한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교토에 들리면 꼭 찾아 먹는 음식이다. 맛 때문에 세계 시장에 진출하라는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장은 '오아라야 메일국수' 세계화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식당 규모가 커지거나 세계화되면 지금의 맛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음식의 세계화는 무엇일까? 먼저 한국 음식과 식당을 국민들이 사랑해주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저변 확대를 위해서 정부가 할 일은 세계 각지에서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있는 식당과 전문 요리사(관계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우선이다. 영화 한편으로도 더 저변확대를 시킬 수 있다. 직접 뉴욕에 큰 식당을 개점할 필요가 있을까. 뉴욕에만해도 한국전문식당이 얼마나 많은가? 음식도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자국 음식에 대한 긍지를 심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다. 음식문화는 다리를 놓거나 건물을 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국민이 자신의 국가의 음식을 사랑하는 문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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