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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바보 노무현이 이명박에게

by 밥이야기 2009.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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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死者)의 서(書)

오늘, 저의 49재가 있었습니다. 이승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글을 남기고 싶어 몇 자 적습니다. 만약 현실의 지평 넘어 새 세상이 있다면 만나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이름 남김없이 죽어간 민주영령들을 보고 싶습니다.

  많이 힘드시지요. 최근 재산을 사회 환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참으로 값진 결정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웃고 있습니다. 아쉽기도 하지만 이유가 있겠지요. 세상일 그런 것 같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욕도 듣고 칭찬도 받지만, 욕에 장사 없다고 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쓴 이야기가 약이 된다지만, 막상 욕을 들으면 사람은 반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권력은 짧지만, 인권은 영원하다’는 안경환(전 인권위원장)씨의 이임사가 떠오릅니다. 짧다는 생각을 가지면, 더 넓게 세상을 볼 수 있는데, 세상일 사람일 알 수 없듯이, 마음대로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 욕은 약입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보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죽은 자의 글이 와 닿을 일 없겠지만, 전직 대통령 선배로서 드리는 말씀이니, 힘겹더라도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민주주의 후퇴”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실용주의 지향을 지지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추진하고 신개발주의 국채사업이나, 6,70년대로의 회귀 하는 정책운영은 분명 중도 실용주의가 아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지향이 아니라 지양하고자 이명박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겁니다. 무서운 것은 권력이 권력을 평가하는 것보다, 국민들의 평가가 더 무섭다는 사실입니다. 역사를 통해 배웠지 않습니까.

저는 이제 현실의 마당을 떠나, 살아 있는 자, 생각의 세상으로 떠납니다. 역지사지. 권력을 끝내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갈 세상을 생각하시면서, 권력은 짧지만 민심은 영원하다는 말을 되새기며 개혁을 위해 다시 이명박 실용주의를 만들어 내시기 바랍니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이루어 내십시오.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악법으로 불리는 여러 법 개정을 중단하시고 민심의 밭에 씨를 뿌리십시오. 소통을 분열을 이야기 하지 마시고 먼저 소통의 문을 여십시오. 소수를 위한, 가진 자를 위한 편에 서지 마시고, 서민의 편에서 생각하십시오.

 

부탁드립니다.

 

2009년 7월 10일. 장자의 나비가 된 한 네티즌의 글


 
장자의 나비. 잠시 꿈을 꾸었습니다. 저가 노무현인지, 노무현이 저인지
  바보 노무현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글을 씁니다.


잘가세요. 노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