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고민정 아나운서(이미출처: KBS)
KBS <추적 60분> 4대강 편 불방 이후, KBS 사측은 갑자기 대량징계의 칼날을 치켜 세워 들었다. 지난 7월 파업에 참가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 노조) 조합원 60명에게 징계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여름에 시작된 합법적인 파업문제를 겨울 칼바람 부는 지금에 와서 꺼내 든 이유는 무엇일까. 결정적인 이유는 KBS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를 찾을 길 없다.
<추적 60분> 4대강 편이 두 차례나 불방 되자, <추적 60분> 김범수 막내 PD가 불공정한 불방 이유에 대해 ‘김인규 선배님, 그만 KBS에서 나가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제 생각에 선배님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했습니다.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습니다. 그만 물러나 주십시오.’라면 사내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사측은 글을 삭제했고, 김 PD에 대한 징계방침을 밝혔다. 곧 이어 새 노조가 공개한 청와대 압력 의혹 내부 정보 문건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결국 대량 징계 결정 배경은 파업문제 표면적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대량징계 소식이 전해지자, KBS 소속 아나운서와 기자들이 트위터를 통해 사측의 징계 방침에 대해 목소리를 보태기 시작했다.
“매서운 칼바람은 바깥에 불고 있는 바람이 아니라 매정하게 제 식구를 자르려는 KBS 안에 있었다. 우린 언제까지 그냥 회사원이어야 하나요. 언론인이라는 이름이 자랑스런 KBS인이 되면 안되는 건가요? 당장 내일이 편한 삶 말고 평생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삶이 그렇게도 이해할 수 없는 건가요? 따지지도 말라, 흥분하지도 말라! 우린 기계가 아니에요."(KBS 고민정 아나운서)
"뭐 같은 시절에 뭐 같이 방송하는, 전두환이 시절에 버금가는 명비어천가 부르짓는 이런 시기에, 어디 가서 KBS라고 소속 밝히기 부끄러운 이런 시절에 이 치졸한 짓거리들에 저항했다는 기록이 남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래야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기록을 내보일 수 있을텐데. 잘 찾아보세요, 저도 걸면 걸수 있는 게 있을 겁니다".(KBS 황상길 기자)
"권력이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아무리 처벌을 해도 조롱받는다. 촛불 시위 때의 '닭장 투어'를 기억하는가. 지금 KBS 노동자 사이에서는 '어쩌다 징계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왜 나는 뺐느냐'는 얘기가 오간다. 머리가 있다면 생각을 해보라"(KBS 범기영 기자)
징계 대상에서 빠진 KBS 소속 젊은 기자들이 앞 다투어 사측의 징계방침을 비판하고 나섰다. 매서운 칼바람은 바깥이 아니라, KBS 내부에 불고 있다고 일침을 놓은 고민정 아나운서의 말을 KBS 경영진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내부 언로를 막고, 심의 결과도 문제없다고 밝힌 내용을 무시하고, 4대강 편 방영을 막은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전비어천가에 이어 명비어천가를 또 들어야 하는가.
공자는 ‘대중의 소리를 막는 것은 강을 막는 것보다 어렵다’라고 말했다. “백성의 언론을 억압하는 해로움은 물을 막은 해로움보다 더 크다. 냇물을 막으면 일시 급한 것은 면할 수가 있다. 그러나 한번 둑이 터지면 그 해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국 대한민국에는 지금 두 개의 물이 가로 막혀있다. 하나는 4대강이요, 다른 또 하나는 언론이다. 추적 60분 4대강 불방에 대한 그 어떤 변명도 받아 들일 수 없다. KBS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정부 정책의 비판적 견해를 막는 것인가? 그렇다면 굳이 KBS는 국민의 방송으로 깃발을 내린 것이며, 시청자들에게 수신료를 받을 이유 없다. KBS는 지금이라도 4대강 편을 방송하길 바란다. 무엇이 두려운가. 이명박 정부인가. 민심인가. 고민정 아나운서가 동료들의 징계 방침에 고민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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