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초등학교 무상급식 조례안 통과에 반발, 시 의회와 모든 협의를 중단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TV 공개 맞장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민주당 서울시 의원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무상급식 토론에 응하지 않는 것은 비겁하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했다. 토론 제안은 그럴 듯 해 보인다. 토론을 누가 반대하겠는가. 토론 이면에 감추어진 오세훈 시장의 비겁함을 살펴보아야 한다. 과연 누가 비겁한지 따져 물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어떤 곳인가? 천 만 인구의 살림을 책임지는 곳이다. 규모로 보아 한 나라를 책임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중책을 맡은 사람이 무상급식 조례안이 강행 처리되었다고, 출근 하지 않고 시 의회에 들어가 이야기 할 생각도 하지 않고, 생뚱맞게 이제 와서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것 자체가 비겁한 것 아닐까?
오세훈 시장은 힘겹게 재선에 성공했다. 서울 시민이 그를 뽑아 주었지만, 오세훈 시장을 견제하라고 서울시 의회를 야대여소로 만들어 주었다. 6.2 지방선거에 들어난 표심(민심)이었다.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은 달라져야 했다. 적응해야 함이 마땅하다. 순응하라는 말이 아니다. 귀를 열고 서울시 의원들과 대화를 하건 토론을 하건 해야 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어떤 정책이든 관점에 따라 의견이 갈리어 평행선을 달릴 수 있다. 그래서 다수결 원칙이 생겼다. 4대강 사업만 예를 들어보자.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사업을 강행처리한 이유가 무엇인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화와 토론을 제안했지만, 제대로 된 TV 공개 끝장토론 한 번 개최되었는가? 4대강 사업이야말로 망국적 포퓰리즘이다. 말은 제대로 하자.
오세훈 시장은 TV 공개토론에 앞서, 지난날을 돌이켜 보기 바란다. 여대야소일 때 서울 시장은 탄탄대로였다. 그렇다면 그 때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시정을 운영했는가? 야당 출신 서울시 의원들과 대화나 토론을 제대로 했나? 한나라당의 입김대로 서울시 의회가 돌아갔다. 끝내는 다수결의 힘이 작용했다. 아주 편하게 자기 입맛대로 서울시를 운영했던 지난 날 자신들이 한 일들은 돌이켜 보지 않고, 6. 2 지방선거에 나타난 서울 시민의 표심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비겁한 일아닐까. 서울시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부자 무상급식이라는 발상자체도 큰 문제다. 강남만 생각하고 있는가? 오세훈 시장이 이야기하는 학교 안전도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무상급식은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에 포함된 먹을거리 안전, 학생들의 건강권까지 포함되어 있다.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논리는 너무나 빈약하다. 진중권의 말한 내용을 옮겨보자. “오세훈, 무상급식 못 막으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최철원이 금전 깡패라면, 오세훈은 이념 깡패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저 말로써 무상급식은 더 이상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를 위한 '이슈'의 싸움이 된 거죠.”
오세훈 시장에게 무상급식에 앞서 부자 감세 철회에 대해 묻고 싶다. 부자 무상급식 운운하기 전에 부자감세 철회가 더 중요한 것 아닐까. 무상급식은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다. 당신들이 좋아하는 선진국이 될수록 무상교육이 확대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 범주 안에 있는 것이 무상급식이다. 핀란드의 교육개혁은 좌빨인가? 무상교육이 좌빨인가? 오세훈 시장의 뒤늦은 TV 토론 공개 운운은 궁지에 몰린 오 시장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그 속보이는 제안에 누가 응하겠는가. 제안에 앞서, 무상급식 반대 이유를 서울시 전체 예산과 대한민국 전체예산, 4대강 사업 예산과 견주어 글 한편 써보기를 권한다. 블로그에 올린 어설픈 포퓰리즘 반대논리 말고. 논리정연하고 누가 읽어도 납득될 내용에 대해 글을 써보길 권한다. 아니면 지금이라도 서울시장 자리를 내놓고 대권행보를 하시라. 남에게 비겁함을 말하지 이전에 자신이 비겁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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