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겨울철에 기부를 많이 하는 걸까?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 ‘스토브 리그’가 시작됩니다. 정규 시즌이 끝난 후에 팬들이 난롯가에 둘러앉아 선수들의 연봉 협상이나 트레이드 등에 관해 입씨름을 벌이는 데서 비롯된 스토브 리그. 정규 시즌도 중요하지만 다음 해를 기약할 수 있는 스토브 리그도 중요하지요. 어떤 선수를 영입하고, 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새로운 시즌을 위해 전반적인 계획을 수정하고 다듬어야 하니까요. 스토브 리그처럼 한국에는 겨울철 기부 리그(?) 가 있습니다. 연말연시. 칼바람 불고 추위에 옷 깃 여밀 때 많은 자선단체에서 모금캠페인을 전개합니다. 물론 겨울철에만 기부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유독 겨울철에 기부를 많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살 떨리고 마음 흔들리는 겨울철은 자신의 호주머니가 아니라 남의 사정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추위 때문만은 아닙니다. 방송이나 신문 등 여러 언론 매체에서 힘들게 사는 이웃들의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사회에서 소외 받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웃들은 갑자기 나타난 유령이 아니지요. 일 년 365일 힘들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연말연시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새해를 소망합니다. 누구나 날씨는 춥지만 마음만이라도 따뜻해지고 싶지요. 남을 돕는 다는 것은 시혜를 넘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반추하게도 합니다. 물론 세대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요. 자녀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부모 따라 삼만리가 아니라 부모들이 나눔(기부)을 하는 모습을 보고 겨울철에는 남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나눔은 기부시즌이 아니라 일 년 365일 쉬지 않는 풀 시즌이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겨울철 한 때가 아니라 매일 매 순간 있으니까요. 물론 나눔 문화(기부문화)가 하루아침에 활 짝 펼 수는 없겠지요. 그렇기에 겨울철 기부시즌에 더 많은 기부행렬이 이어져야 합니다. 또한 나눔도 이제 감성적이 아니라 이성적 선택과 안목이 필요하지요. 내가 기부하는 곳(기부처)이 투명하게 사업을 잘 하고 있는가, 내가 보낸 돈이 제대로 올곧게 쓰이고 있는가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도 한 때는 너무 가난했지요. 그렇기에 외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마르티아 센(Amaratya Sen)과 진 드레즈(Jean Dreze)가 쓴 <기아>라는 책에 따르면, 매일 굶주림으로 죽어 가고 있는 사람은 점보제트기 300대의 승객과 거의 같은 수라고 합니다. 물론 대부분이 아이들이고요. 세계화에 기반을 둔 경제 발전 정책에 따라 시장이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자리이타’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로움이 곧 나의 이로움이라는 뜻이지요. 자기가 잘 살아야 남도 잘 살고, 남도 잘 살아야 자기도 잘살 길이 열린다는 이 뜻이 이상적인 인간상으로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상생의 길은 자기 자신과 이웃, 자연의 돌아봄을 통해 열릴 것입니다. 서로가 평등한 시선을 가지고 손을 잡을 때, 마음의 문을 열 때 공존의 풍경소리가 울려 퍼져 나갈 것입니다. 겨울철,그래도 사람사는 온정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이번 겨울 나눔 시즌에는 어디에다 기부할까?(기부 팁)

 

1. 먼저 가까운 이웃을 살펴본다.

2. 자신이 살고 있는 기부나 봉사단체를 찾아본다(온라인)

3. 기부단체의 사업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4. 단체가 투명(유리알회계)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5. 자선 단체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풀뿌리 시민단체)에도 정기적으로 기부한다.

6. 일회적이 기부가 아니라 한 달에 적은 돈이라도 꾸준하게 정기 기부한다.

7. 나눔 캠페인도 쌍방향으로 창발적으로 하고 있는지 점수를 매겨본다.

8.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자녀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9. 국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남반구 등)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10. 올 한해 기부했던 영수증도 챙기고 확인한다.(세제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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