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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민간인 사찰, 워터게이트 사건은 새 발의 피?

by 밥이야기 2010.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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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실 원충연씨 수첩(이미지출처: 서울신문)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자행된 민간인 사찰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을 언급했다. 왜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어났을까.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 사무실에 도청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하나다. 닉슨의 권좌를 유지, 지속(재선)시키기 위한 정치적 음모였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워싱턴포스트의 기자 밥 우드워드(Bob Woodward)는 동료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이었다. 제보자 딥스로트(Deep Throat)의 제보를 토대로 무소불위 미국 최초로 재임중인 대통령을 퇴임시킨 사건.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은 한 기업인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민주당의 두 의원이 제기한 민간인 사찰 문제가 붉어지면서 민간인 사찰이 한 두 사람을 넘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자 검찰은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생생내기에 가까웠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공개한 대포폰과 수사과정에서 들어난 원충연(윤리지원관실) 수첩을 보아도(서울신문 단독 보도) 정부 차원에서 광범위 하게 민간인 사찰이 들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정부는 왜 민간인 사찰을 광범위하게 전개했을까?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자발적으로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자발적 충성이라는 것은 없다. 위험을 무릎 쓰고 전방위적으로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것은 분명 몸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왜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민간인 사찰을 강행하겠는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청와대와 가까운 곳에 둥지를 틀고 공식적인 민간인 사찰을 전개한 이유는 촛불시위가 결정적 작용을 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지지(대통령 당선)를 잘 못 이해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단행했다. 하지만 국민의 반응은 냉담했고, 광장에서 자발적 촛불을 켜게 했다. 얼마나 놀랬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을 보면 사과했지만, 이명박 정권은 촛불을 반대를 위한 반대, 과거 민주참여정부의 저항으로 치부했다. 그 결과 비자발적 자발적 민간인 사찰팀(과거 사직동팀)이 부활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몸통은 이명박 대통령의 가신그룹과 권좌를 지속, 유지 시키겠다는 과잉충성파들이 저지른 일임에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에서 시작되어 촛불에서 끝날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신뢰받지 않는 정부의 끝을 보여주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 정권유지, 반대 세력 견제라는 상투적이자 정치공학적인 술수밖에 없다.

 

  2.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민간인 사찰이 더 심각한 이유

 서울신문이 단독 공개(관련기사 읽어보기)한 원충연씨(총리실 윤리지원관실 근무) 수첩을 보자. 중간 제목만 뽑아 읽어도 얼마나 민간인 사찰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 방해 세력 샅샅이 사찰

- YTN 수뇌부·노조 집중 사찰

- 망원경·카메라 동원 사찰

  “눈+귀, 입 ×. ‘목숨걸고’”라는 말까지 적혀있다.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은 민주당 사무실을 도청사건을 계기로 닉슨 대통령을 물러나게 만들었다. 민간인 사찰, 대포폰, 원충연씨 수첩 경황으로 들어난 사실로 미루어 짐작컨대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은 그 규모가 훨씬 크고 죄질이 무겁다. 과거 군사정권 때의 망령이 부활된 셈이다. 그 때는 그런 시대였기 때문에 묵인했지만, 지금은 어떤 시대인가?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은 새 발의 피다. 과연 이런 일에 대한 국회 차원의 청문회나 국정조사, 특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몰상식 그 자체다.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은 이제 시작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어났을 때 CIA와 FBI는 사건의 내막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두 기자와 제보자의 불독 정신으로 닉슨은 물러났다. 한국의 언론 상황을 보자. 사실 이정도의 사건이면, 대충 덮어 둘 문제가 아님에 분명하다. 전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의 말은 그렇기에 더 와 닿는다.

  “요즘 일련의 일들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어났다면, 어떤 언론이 낌새를 알아차렸다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미국 기자가 쓴 책의 제목과 똑같은 상황일거고 아마 다른 경로로 발전해 갔을 겁니다. 사회적 차이를 볼 수 있겠죠. "(신경민 트위터)

 

이명박 정권이 끝나면 다음 정권은 ‘청문회 정권’이 될 것이다. 분명하다.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한나라당도 결코 책임질 수 없는 일이 수두룩하다. 과거에 연연해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역사는 그러했는가? 결국 진실은 완전하지 않지만 밝혀졌다. 민간인 사찰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민주당도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천막농성을 넘어 민간인 사찰과 대포폰 문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 단순하게 정권의 발목을 잡는 차원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이룬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가 땅에 묻힐 판인데... 인권과 자유가 무시된 강압적 경제지상주의는 결코 오래 갈 수 없다. 속지 말아야 한다. 경제적 민주주의를 말하기 이전에 일반적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서로가 일깨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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