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나씨루의 장례식 모습
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2010년 7월 16일 금요일: 평화롭게 잠든 나씨루(Nassirou)
저는 나씨루(Nassirou, 2세)가 세상을 떠나기 전날에 만났답니다. 나씨루는 악성 영양실조로 국제 아동 권리 보호 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이 운영하는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지요. 담당 진료의 모로(Morou)박사는 나씨루 건강상태를 우려했습니다. 너무 많이 굶은 탓일까요. 하지만 어린 나씨루는 살기 위해 자기 자신과 열심히 싸웠답니다.
이런 나씨루를 지켜 본 진료진들은 나씨루를 살리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동원 정성껏 몸과 마음을 다해 돌보았습니다. 신의 뜻인가요? 그 다음날 저는 나씨루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보건소를 찾았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습니다. 견딜 수 없는 슬픔이 한꺼번에 몰려왔지요. 이 아이가 조금 다른 환경에서 살았다면, 조그만 더 먹고 쉴 수 있는 조건에 있었다면 죽음의 계곡을 넘어 설 수 있었을 터인데.
나씨루 아버지는 저를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게 했지요. 나씨루 아버지 건조한 날씨처럼 말라 슬픔마저 삼켜 버린 눈으로 "지금 이곳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제 아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니제르에 살고 있는 모든 아동에게도 해당됩니다. 이곳에서 죽음은 그렇게 생소한 단어는 아니랍니다. 그저 신께 축복을 비는 일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요." 그 슬픔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겉으로 흘리는 눈물보다 속으로 사무쳐 내리는 슬픔의 흔적이 더 큰 상처를 만들어 내니까요.
2살 배기 나씨루의 죽음. 니제르에서 2달 동안 홍보 담당자로 머무는 동안 겪은 가장 비참한 사건입니다. 슬프게도 현재 니제르 식량위기는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나씨루와 같은 아동과 아이를 잃고 넋이 나간 부모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지요. 아사의 릴레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있어서는 안 될 굶주림의 릴레이가 니제르에서는 펼쳐지고 있습니다.
니제르 악성영양실조 수치가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42% 증가했거.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이 이미 위험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상태인데도 왜 아무런 관심도 안 가져주시는 거죠?
니제르에서 레이첼 파머(Rachel Palmer)가
니제르에서 보내 온 한 통의 메일. 참 슬픈 소식입니다. 니제르의 붉은 염소를 떠올립니다. 만약 붉은 염소 한 마리가 나씨루 가족에게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요? 니제르에서 염소 한 마리는 생명줄이기 때문입니다. 우유를 내려주고, 염소가 새끼를 치면, 시장에 내다 팔아 나씨루 가족의 일용할 양식이 되고, 희망이 되니까요. 자유무역체제와 세계화. 하지만 여전히 아프리카는 가난합니다. 빈곤의 악순환, 기아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지요. 만약 자신의 자녀가 굶주림으로 죽는 다면 어떤 심정이 들까요? 다음 세상에 때어난다면 굶주림 없는 세상에 태어나길 바라며.... 나씨루 이름으로 붉은 염소 하나 보내드립니다.
▲니제르에서 만난 붉은 염소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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