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물에서 차인표가 분노했다. 이른바 차인표의 분노시리즈가 시작되었다고 시청자들은 평가했다. 차인표는 드라마 대물이 방송을 타시 전 "섬기는 자의 모습이 어떤지 우리 드라마를 보면 알 수 있다"며 대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본격적인 정치드라마, 요즘의 정치상황가 맞물려 시청자와 정치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처음부터 관심을 방증하듯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하지만 대물은 초반부터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드라마 작가와 담당 PD의 교체, 출연진들의 촬영 거부 파동이 이어지면서, 대물이 소물이 될 것 아니냐는 우려의 파장음도 내보내고 있다.
어제 방송된 대물에서 차인표(강태산 의원)는 극 중 장인이자 산호그룹 회장과 민우당 대표 조배호(박근형 분) 의원을 향해 배신에 치를 떠는 대사를 품어 내었다. "내가 쓰레기 같은 것들 뒤치닥 거리나 하려고 정치 시작한 줄 알아!!( 와장창!!)“ 차인표는 바깥 삶의 표정과 속내는 어떨지 몰라도, 배우로서 이미지는 딱딱해 보인다. 그것을 감추려는 부드러운 연기는 어색함마저 주기도 한다. 하지만 왠지 정치인 차인표로서 분노는 어울려 보이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드라마 없는 어색한 연기를 자주 하기 때문이다. 분노와 부드러움 양 극단을 달리는 현실 배우가 바로 정치인들이다.
정치는 배신에서 배우고 배신에서 끝난다, 라는 말이 있다. 변신에 능해야 한다는 뜻이다. 권력에 납작 엎드릴 줄 알아야 하고, 줄을 잘 서야 한다. 정치를 하려면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며, 변신에 능한 카멜레온이 될 줄 알아야 한다. 그만큼 정치세계와 복잡다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정치공학이라는 말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는가? 정치세계에서는 능력만으로 재력만으로 정치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 사회생활과 별반 다를게 없다. 수위만 다를 뿐. 그렇기에 한국 사회에서 정치인은 여러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비호감으로 분류된다. 정치에 대한 환멸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차인표은 지난 대물 극 중 대사에서 공직 후보자들을 검토하던 중 "병역비리, 변호사법 위반, 공중 부양을 해? 국회가 무슨 마술쇼장이야"라면 현실 정치세계를 옮겨 놓은 발언을 내놓았다. 국회 청문회가 떠올랐고, 공중부양 정치인 허경영을 떠오르게 했다.
이렇듯, 드라마 대물은 현실의 정치 세계와 무관할 수 없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허구라고 하지만, 허구는 현실을 반영한다. 아무리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 세계, 상상의 세계라 하더라도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현실의 알콩달콩한 세계를 담아내지 못하면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은 대리만족과 풍자를 통해 희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정치에 입문하면 자신이 지향하거나 갖고 있는 철학관을 바꾸어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 차인표가 말한 것처럼 쓰레기 뒤치닥거리도 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분노의 목소리는 과거와 달리 다양한 언로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막말과 거짓말을 국민들은 목도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각 종 비리에 연류된 사람들이 정치권에서 생존하고 권력의 부름을 받는 걸까? 드라마 대물은 앞으로 보여 주어야 할 상상력이기도 하다. 현실에서는 권상우(하도야 검사)처럼, 비리 국회의원 때려잡기 위해 검사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섬김의 정치로 고현정을 국회에 진출시켰던 차인표. 고현정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했을까? 결국 섬김에서 탄핵으로 이어지는 정치역정드라마가 현실의 정치공학세계와 어떻게 맞물려 비교될 것인가? 차인표와 대물에 출연하는 인물들의 분노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라고 말하기에는 드라마 대물은 이미 대권을 앞 둔 정치세계로 입문해버렸다. 고현정의 배꼽춤보다, 드라마 대물을 통해 현실 정치에 신물난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대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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