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고뉴스>
오늘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 부동의 1위는 ‘30대 여교사’다. 그냥 스쳐갈 수 없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방금 관련 기사를 몇 꼭지 읽었다. 기사들을 읽으면서, 한국 최초의 오락잡지로 불리는 <선데이 서울>이 떠올랐다. 선데이 서울은 1948년에 창간되어 1991년에 폐간된 잡지. 이 잡지는 특히, 일반 신문에서 볼 수 없는 일상다반사와 소설 같은 기사로 유명했다. 루머에 가까운 기사에서부터 극비의 이름을 단 기사에서 별의 별 눈요기 기사가 많았다. 표지부터 내용까지 선정적인 사진과 내용으로 꽉 차여있었다. 선데이 서울이 인기를 누리자, 각 언론사에서 선데이 서울과 같은 잡지를 줄이어 내놓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런 주간지류를 묶어 대표선수로 선데이 서울을 이야기 한다.
특히 ‘성’에 관한 기사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알려지다시피 섹스나 성은 인터넷 검색에서 부동의 1위다. 겉으로는 점잔을 떨면서, 성과 관련된 기사는 알게 모르게 훔쳐본다. 30대 여교사와 자신이 가르치는 중학생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기사는 영화에서나 가끔 볼 사건이기도 하다. 소설에서도 등장한다. 200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의 소설가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1983)>도 피아노 선생과 제자와의 불온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영화(피아니스트)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마흔 살이 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앞에 나타난 젊은 제자. 선생과 제자와의 사랑을 다른 예술작품은 많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현실에서도 존재 한다. 누구나 한번 쯤 학생 때 여선생이나 남선생을 흠모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그 선을 넘었기에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미 경찰에서 "서로 좋아서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진술이 나왔고, 성관계가 대가 없이 서로 합의 하에 이뤄졌기 때문. 현행법상 여선생을 처벌할 수 없었기에 사건은 종결되었다. 그렇지만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일은 확대되었다. 여선생의 신상정보가 거의 공개되어 버렸다.
선데이 서울은 그래도 확실히 가렸다? - 선데이 서울 기사보다 못한 기사들이 흘러넘치는 세상!
사회여론이나 개인의 잣대로 도덕적 책임은 지울 수 있겠지만, 법적으로 종결된 사건에 대해 개인 신상이 파헤쳐진다는 것은 선생이나 학생에게 법정 처벌 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흔히 사랑에는 국경과 나이가 없다고 말한다. 여선생과 남학생이 사랑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사회적 금기가 좀처럼 깨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벽이 높게 쳐져있다. 어렸을 때 어른 들이 읽다가 버린 선데이 서울을 모아 밤새도록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그 중에는 선생과 제자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
기사를 쓰는 것은 자유다. 법의 처벌을 받지 않은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게끔 유도 기사를 쓴 기사는 분명, 문제다. 오히려 <선데이 서울> 기사 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추적하면 알 수 있는 정보가 흘러나오지 않았는가. 여선생과 학생의 성관계 문제는 소속된 공동체나 개인이 판단할 문제다. 학교에서 이문제로 선생을 해고하고, 해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다. 떼몰이해서 인민재판이나 공개재판 할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건은 기자가 두 사람을 처벌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데이 서울처럼 아예 제대로 가릴 것 가리고 기사를 쓰든지. 지금 한국 인터넷 닷컴 언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자. 낮 뜨거운 사진과 선정적인 기사링크가 주구장창 이어진다. 누가 누구를 탓하랴? 이 꼭지를 쓰면서도 나도 마찬가지 꼭지 돌면서, 꼭지를 쓰고 있는 현실이니.... 성과 불륜은 영원한 가십거리인가? 하지만 개인 프라이버시는 보호되어야 한다.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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