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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백과사전(염소는 힘이 세다)

부산국제영화제, ‘처녀염소’는 짝짓기에 성공할까?

by 밥이야기 2010.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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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늘(17일)부터 시작된다. 많은 출품작에서 기대가 되는 영화가 한 편 있다. 풍자적이고 실험적인 영화로 인정받고 있는 인도 출신의 무랄리 나이르 감독의 신작 ‘처녀염소’. 나이르 감독은 영화 '사좌'로 칸영화제 황금 카메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이르 감독 영화 중에 '처녀염소'를 손가락에 꼽고 싶다. 

 

염소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번식률도 좋다. 일년에 한두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그렇기에 아프리카 사막지역 국가에서 염소는 효자 노릇을 하는 초식동물 중에 하나다. 나이르 감독의 ‘처녀 염소’에 등장하는 염소 이름은 라일라. 영화 속 주인공 칼리안은 시골마을 농부. 근심만 불러일으키는 자식들보다 염소 라일라가 더 사랑스럽다. ‘무자식 상팔자’라고 대사에는 나오지 않지만, 칼리안이 자식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아들은 짐승보다 못한 망나니 성격이요. 출가를 앞 둔 딸은 지참금 때문에 걱정. 그러니 염소 라일라가 자식보다 더 사랑스럽다. 음메~~ 젖도 주고 새끼도 낳아 살림에 보탬이 되니, 싫을 사람 있겠는가.






 

나이르 감독은 특히 현실 풍자의 달인이라고 불린다. 드디어 농부 칼리안은 애지중지 염소 라일라를 데리고 짝짓기를 위해 길을 나선다. 읍네로 가는길. 그런데 웬걸. 갑자기 마을을 방문한 정치인 때문에 길이 막힌다. 설사가상 경찰에 구금까지 되는 칼리안. 처녀염소 라일라의 짝짓기는? 인도 영화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오간다. 음악이 흐른다. 나이르 감독은 일상의 소소함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농부 칼리안에게 염소 라일라는 희망이다. 하지만 현실은 꽉 막혀있다. 가부장사회의 억압, 권력, 정치 현실이 영화 속에 묻어난다.


농부 칼리안은 그 날 이후 병에 걸린다. 폐인이 되어 간다. 말 못하는 염소 심정은 어떠했을까? 칼리안은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영화 속의 이야기와 장치들은 현실을 비판하고 있지만, 칼리안의 꿈은 염소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었을 뿐이다. 현실의 권력은 농부 칼리안과 염소 한 마리가 가져다주는 행복과 희망을 보지 못한다. 눈 감는다.

 

농부 칼리안이 사는 마을뿐만 아니다. 아프리카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빈곤의 늪에 빠져있다. 염소 한 마리가 없어 희망을 접고 있다. 누가 처녀 염소 라일라의 짝짓기를 막는가. 염소 가는 길 함부로 막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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