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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유명환 장관 딸과 김예슬, 천안함과 통킹만사건

by 밥이야기 2010.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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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이명박 정부의 ‘공정한 사회’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8.8 내각 후보자 3명의 줄 사퇴에 이어 유명환 외교 통상부 장관이 오늘 자신의 딸 특채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G20 개최를 2개월 앞두고 있는 주무장관을 교체할 수밖에 없는 청와대도 내심 전전긍긍. 하지만 들 끊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 ‘공정한 사회’ 카피 껍데기만 가지고 국정운영 하반기 기조를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감도 작용했을 것 같다.

유명환 장관 딸 특혜 문제는 사건 당사자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고질적인 한국 사회 병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유명환 장관 딸 특혜 사건을 보면서 고려대를 자퇴한 한예슬씨의 자퇴선언문이 떠올랐다.

 

"졸업장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자격증도 없는 인생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학습된 두려움과 불안은 다시 우리를 그 앞에 무릎 꿇린다. 생각할 틈도, 돌아볼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또 다른 거짓 희망이 날아든다. 교육이 문제다, 대학이 문제다라고 말하는 생각 있는 이들조차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공해서 세상을 바꾸는 '룰러'가 되어라”,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 나는 너를 응원한다”, “너희의 권리를 주장해. 짱돌이라도 들고 나서!” (한예슬)

 

힘들게 대학을 들어가고서도 취업을 위해 또 다른 자격증을 요구하는 사회에, 유명환 장관의 딸 특혜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좌절을 안겨준 사건이다. 사회는 자격증을 넘어 연고주의 없이는 취직과 승진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만연될까 걱정이다. 아니 현실이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 나오는 시절은 이미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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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뉴욕타임스 기고 글에 이어 천안함 사태 결과에 대해 우려를 목소리를 쏟아 내고 있다.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자료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채 북한의 어뢰침공으로 규정, 결론 맺기에는 너무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인 것 같다. 러시아 천안함 조사단도 한정된 자료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 졌을 리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조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레그 전 대사는 자료가 공개되면 한국과 미국 대통령을 당황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의 베트남 참전의 배경이 되었던 통키만 사건도 예를 들었다. 1964년 베트남 동쪽 통킹만에서 일어난 북베트남 경비정(어뢰정)이 미군 구축함을 선제공격했다는 이유를 빌미로 삼아 베트남 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이 사건은 미국방부 펜타곤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미국이 베트남전 개입을 위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통킹만 사건이 미국의 자작극이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천안함 사태는 한국 정부 측의 증거자료가 완전 공개되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의 어뢰 침공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레그 전 대사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다. 의심을 지울 수 있는 자료의 전면공개만이 미스터리로 남을 천안함 사태를 정리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사회는 여전히 천안함 사태에 ‘물음표’를 달 수 밖에 없고, 남북관계 계속 ‘천안함’ 진실 공방 소용돌이 속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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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말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조현오 경찰총장 사퇴?  '공정한 사회' 폐기? 제 3의 주말 퇴진 퍼레이드 주인공은?
이왕 '공정한 사회'라는 말이 나왔으니, 우선 이명박 정부의 '공정한 사회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애매한 위원회 다 없애버리고, 스스로 그 잣대에 맞추어 내부검열을 한 다음, 공정한 사회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매번 일 터질 때마다 공정한 사회 말하지 말고....


“MB정권이 정의의 철퇴를 맞는군요. 참 이상한 부메랑입니다. 자기가 던진 정의에 자기들이 맞고.. '정의사회구현'이라는 전두환 각하의 구호에 이렇게 맘속 깊이 공감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정의는 구현되어야 합니다. 샌델 귀신이 마침내 청와대를 방문하는 그 날까지 고고!! "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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