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오마이뉴스 유성호
MBC에는 두 개의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부장급 이상으고 조직된 공정방송 노동조합. MBC 사내게시판에 공정방송 노동조합 이상로 위원장이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네요. 글이 올라오자 뉴데일리, 조선일보, 올인코리아 등 이른바 자칭 보수 언론들이 관련 기사를 내보냈네요. 이상로 위원장의 글을 읽어보니 참 걱정이 많이 됩니다. 이런 분이 어떻게 MBC에 입사했을까 의구심마저 드네요. 우선 이 위원장의 글을 살펴보시지요.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MBC 내부에서는 지금 방송프로그램을 방송 전에 사장이 먼저 볼 수 있는가의 여부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의에는 기본적인 오류가 있습니다. 정확한 표현은 ‘문제가 된 프로그램에 대해 사장이 사전에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가’ 이어야합니다. 즉 ‘프로그램’과 ‘문제가 된 프로그램’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이해 당사자가 방송금지를 법원에 요청할 정도로 첨예한 대립이 발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프로그램을 사장이 사전에 보지 못한다면, 사장은 존재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구나 프로그램을 제작한 부서가 광우병프로그램을 만든 부서입니다.
MBC에는 4대강과 관련된 프로그램 제작에 불문율이 있습니다. 즉 ‘사대강 사업은 나쁘다. 대운하는 더 나쁘다’ 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야합니다. 과연 사대강 사업은 나쁜 것인가요? 나쁘다면 어떤 각도에서 보았을 때 나쁜가요? 사물에 접근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각도가 있습니다. 환경적인 측면, 비용적인 측면, 고용(雇用)적인 측면, 에너지적인 측면 등등이 고려대상입니다.
우리 MBC는 지금까지 사대강사업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해왔습니다. 현재 사대강에 대한 우리 MBC의 자세가, 2년 전 부정적인 측면만을 과장 확대했던 광우병 프로그램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외국의 유명한 에너지학자(장 뤽 벵제르: 프랑스 컨설턴트 엔지니어)의 글을 소개합니다.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이 학자가 글을 쓴 시점이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 쓴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책의 제목은 ‘에너지 전쟁’ 이고 2007년 2월에 번역 출판된(출판사: 청년사) 책입니다. 이 책의 주요부분(p.271-p.276)을 아래와 같이 요약해드립니다
-요약-
석유자원은 시점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다. 석유가 고갈되면 많은 항공 화물이 해운화물로 대체될 것이다. 또 바다에는 범선이 다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대양을 항해하는 화물선은 순풍일 때 돛을 펼쳐서 기름을 절약할 것이다. 물론 역풍이 불면 돛을 내리고 기름으로만 항해를 할 것이다. 지구상에 석유의 고갈로 이렇게 화물선에 돛을 달고 다니는 시대가 오면 어떤 국가가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될 것인가?
대양에서 화물을 가득 싣고 온 화물선이 내륙 깊숙이 들어올 수 있는 나라가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가 될 것이다. 그래서 하천 교통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운하를 개발하려는 프로젝트가 현재 프랑스 북부와 유럽에서 진행중이다. (Francois Grosrichard, Le transport par voie d‘eau relance a la faveur de la hausse du petrole, Le Monde,16 November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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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은 어느 각도에서 보는가에 따라 모습이 달라집니다. 위에서 언급한 에너지학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수출로 모든 국민이 먹고살아야하는 대한민국은 절대적으로 대운하를 추진해야 합니다. 비록 대운하가 환경을 파괴한다 하더라도(과연 환경을 정말로 파괴하는 지는 의문 이지만) 미래의 생존을 위해서 우리가 취해야 할 선택은 분명합니다.
즉 에너지측면에서만 고려한다면 배가 다니기 위해 지금 현재 4대강의 강바닥을 모두 6m이하로 파야 합니다. 지금 현재 우리 MBC는 강바닥은 6m라는 깊이를 넘어서는 안 되는 아주 위험하고 사악한 금단의 과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가장 손쉽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시각으로만 몰고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에 반대하는 사람을 비민주세력과 언론을 탄압하려는 간계한 무리로 치부해 버리면 됩니다. 언론인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악도 절대적인 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각이 존재할 뿐입니다. 사물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당시에 많은 선배 언론인들이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MBC에게 필요한 것은 편협한 시각에 의한 아집이 아닙니다.
혹시나 우리가 놓친 시각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항상 겸손한 자세로 연구해야합니다. 방송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점은 그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입니다. 프로그램제작자들은 아래의 사항을 항상 자문해 보야야 합니다. 나는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몇 개의 관점으로 접근하는가? 나는 편견에 사로잡혀있는 것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편견을 갖은 의사는 환자를 죽게 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 MBC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공정방송 노동조합 위원장 이상로(010-8912-4874): citylovelee@hanmail.net
이 위원장은 국토해양부가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서 이유없다고 기각한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은 언론에서 마땅 제기해야 할 의혹을 제기한 것이지요. 이 위원장 얘기대로라면 4대강 사업은 좋다라는 방송만 내 보내야 하는 겁니까? 또한 광우병 보도와 4대강 사업 보도가 무슨 관계가 있나요? 광우병과 4대강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의혹을 풀어 준다는 측면에서는 같지만 비교 대상은 아니지요.
에너지 학자 장 뤽 벵제르의 글을 소개했는데, 이것 또한 4대강 사업과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도데체 이 분이 글을 쓰면서 4대강 관련 자료를 읽기나 하셨는지 잘 모르겠네요. 정부에서 제공하는 자료만 읽었나요? 대운하 사업은 에너지 확보가 아니라 에너지 낭비가 될 수가 있습니다. 철도와 고속도로를 잘 활용하면 되지 왜 강을 파괴하면서 운하를 만드나요. 장 뤽 베제르가 4대강 대운하 사업을 에너지 확보차원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을 알면 폭보절도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장 뤽 베제르는 석유전문가입니다. 환경분야하고는 관계없어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이 운하가 아니라 생명살리기 사업이라고 말하는데, 웬 석유학자의 책을 인용하나요. 이 위원장은 단순 비교를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한 사회를 이야기 했듯, 공정하지 곳에서 공정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이 참 불공정해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위원장이 가장 편견에 사로 잡힌 것 같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는지..... MBC가 망하는 길은 PD수첩 불방 사태를 빚은 김재철 사장과 이명박 정권이라는 것을 아셔야지요. 당신 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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