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심히 밥 먹고 있는 차명진 의원(사진출처:차명진의원 공식홈페이지)
하루 6,300원으로 황제가 될 수 사회를 꿈꾸며?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참여연대가 기획한 ‘최저 생계비로 한달 나기(희망 UP)’ 캠페인에 참여했다. 차 의원은 하루 6,300원으로 성북구 삼선동 달동네 장수마을에서 ‘1박 2일’을 보냈다. 최저생계비 체험은 빈곤의 문제를 보는 시각과 인식의 확대, 최저생계비 산정이라는 현실적 의미가 담겨있다.
차명직 의원은 체험을 끝내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6,300원 짜리 황제의 삶’이라는 최저생계비 체험기를 남겼다. 이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이 비아냥거렸다. 황제라는 말이 갖는 뉘앙스 탓도 있겠지만, 현실에 대한 인식부족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누구나 6,300원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문제는 빈곤의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았다는 것. 차명진 의원은 6,300원으로 어떻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었다.
황제라는 표현도 마찬가지. 물질적 부가 행복을 주지 못한다. 맞다. 황제도 자유분방한 거짓의 삶을 추구하고 싶을 때가 있다. 거지도 황제의 삶을 희망하고 싶지 않겠는가. 현실은 동화가 아니다. 한쪽의 차고 넘치는 풍요는 정의롭지 못하다. 빈곤체험기는 대물림 될 수밖에 없는 가난, 사회적 구조를 들여다보고 최저생계비를 넘어 빈곤의 그늘에서 빠져 나올 길이 없는가를 종합적으로 모색해 보는 것이다. 체험은 체험일 뿐이다. 어떤 이는 황제같이, 어떤 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 경악했을 것이다.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차명진 의원)
차명진 의원이 체험기 끝머리에 지적했듯 황제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장수마을에 뿌리 내리고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최저생계비로 체험하고 있는 사람이 경쟁적으로 최저생계비로 가장 잘사는 법을 보여주는 TV 로드버라이어티쇼도 아니다.
차명진 의원처럼 최저생계비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풍요’가 있을까? 자신이야 ‘1박 2일’ 체험을 끝내고 현실로 돌아가면 그뿐 아닌가. 많은 세월을 최저생계비로 살아간다고 생각해보면 그런 말이 나올까.
한국 사회가 정치학자이자 평화운동가인 더글러스 러미스의 말처럼,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마음의 풍요를 추구하고 정의에 바탕을 둔 사회라면 이런 체험기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하루 6,300원으로 황제처럼 살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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