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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차명진 의원 ‘하루 6,300원짜리 황제의 삶’ 체험기 읽어보니

by 밥이야기 201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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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차명진 의원 공식 홈페이지

 

참여연대가 7월 1일부터 시작한 ‘최저 생계비로 한 달 나기(희망 UP)’ 캠페인.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달동네 장수마을에서 둥지를 틀고 한 달 간 최저 생계비로 생활하는 빈곤체험기다. 캠페인 공식 카페에는 다양한 체험 후기 글과 사진들이 올라와 있다.


 




올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책정한 1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50만4344원, 4인 가구 최저 생계비는 136만3천91원, 2004년은 100만원 수준. 물가 상승률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저생계비에는 주거비, 식료품비, 의료비, 교육비와 각종 생활 경비와 사회보험료 세금 등이 모두 포함된다. 삶을 꾸려가기 위한 모든 생활 경비가 다 포함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찌는 듯한 더위에 빈곤 체험을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에 뿌리를 두고 사시는 분들은 일상이다. 오늘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보도 자료를 통해 여당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일일 빈곤 체험에 참여한 소감을 알렸다.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6,300원짜리 황제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와 있다. 글을 읽어보니, 정말 황제 같은 글이다. 차명진 의원은 최저생계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300원은 상징적인 금액이다. 주거비와 기타 비용을 감안한다면 차명진 의원이 과연 생활할 수 있을까? 1박 2일의 경험을 가지고 황제의 삶으로 비약시킨 과장법의 대가 차명진 의원. 세끼 밥만 해결하면 되나? 이런 분이 국회의원으로 있으니 심각한 문제다. 어떻게 빈곤문제나 서민 살림살이 문제를 풀 수 있겠는가! 


<차명진 6,300원짜리 하루 가계부>
 

- 쌀은 800원어치 한 컵 구입. 
- 마트에서 세일하는 쌀국수 1봉지 970원
- 미트볼 한 봉지 970원,
- 참치캔 1개 970원
  전부 합해 3,710원.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지요.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

나머지 돈으로 뭐 했냐구요? 반납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습니다.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빼니까 1,620원이 남더군요. 그중에서 1,000원은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1인 최저생계비를 받는 분들 중에 대다수는 독거노인 분들이 많다. 신체장애를 가지신 분도 계신다. 차명진 의원이야 그분들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 달랑 하루 생활하고 황제 운운하는 것은 여기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 수 밖에 없는 분들에 대한 모독에 가깝다. 4인 가족의 경우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 등 들어가는 돈이 단순하게 비교 측정하기 힘들다. 돈도 돈이지만, 심리적인 공황상태를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차명진 의원)

 

참여연대에서 기획한 최저생계비 체험 캠페인의 고갱이는 빈곤의 문제를 인권의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의도가 담겨있다. 왜 가난은 대물림 되는가? 최저 생계비가 현실적으로 책정되어있는가 등 종합적으로 한국 사회 빈곤문제를 바라보자는 취지다. 그렇기에 6,300원으로 황제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전혀 캠페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얼굴 한번 내밀자라는 생색내기 참여임을 알 수 있다. 하루야 누군들 못살겠는가. 차명진 의원이 6,300원으로 황제같이 살았다면, 국회의원 월급에서 최저생계비 제외하고 기부를 하는 것이 맞다. 황제처럼 살 수 있다는데....

 

좋은 방법은 있다. 부자와 대기업을 위한 경제정책을 철회하면 된다. 많이 버는 사람에게 세금을 제대로 받고, 토지문제(토지공개념)를 해결하면 된다. 그것만 해결해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차명진 의원은 다른 사람들의 빈곤체험기를 아예 읽어 보지 않았나? 그냥 톡톡 튀고 싶어서 쓴 글. 빈곤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차명진 의원은 장수마을에 사시는 분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더 나아가 최저생계비로 살 수 밖에 없는 모든 분들에게

 

 

 
* 차명진 의원 체험기 전문 읽어보기>> '6,300원짜리 황제의 삶'(아래 더보기 클릭)

 

 

<미국 언론인 출신들이 쓴 빈곤체험기>


가난한
사람들이 택할 수밖에 없는 노동을 직접 체험하면서 빈곤한 사람의 입장에서 빈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보여준 두 권의 책 '거센된 희망'과 '빈곤의 경제'.

 

'거세된 희망'. 영국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이자 방송인인 폴리토인비(Polly Toynbee)는 빈곤퇴치교회운동에서 보내온 편지 한 장의 제안으로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나 홀로 빈곤체험”을 시작한다. 그 세상 속에는 기존에 누렸거나 가졌던 일할 능력, 집, 연금, 가족과 친구들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살림을 꾸려가며 각 종 임시직 노동현장에서 빈곤한 사람의 시각으로, 빈곤한 사람들 스스로가 말하는 빈곤의 문제를 얘기하기 시작한다. 책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살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아니 포기 할 것이 없는 벼랑 끝에서 저임금 임시직 노동을 해야만 하는 현실의 지면에는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와 환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비정규직 차별 문제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빈곤의 문제가 개인의 무능과 불성실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오늘날 저임금 노동자는 30년전 보다는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정치인이 국민 앞에 알린다면, 공정한 최저생계임금을 놓고 국가적인 토론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를 밝히고 있다.

다른 한 권의 책 '빈곤의 경제'는 저널리스트이자 문화비평가인 바바라 에렌라이히(Babaea Ehrenreich)가 체험한 미국의 빈곤체험기 이다. 작가는 한달 집세보증금과 식료품비 등 1,300달러로 저임금 노동체험을 시작한다. 저임금 노동자의 현실 속으로 들어간 작가는“풍요속의 빈곤” 현장의 거친 호흡들을 들려준다. 경제적, 인권적 불평등을 체험한 작가는 말한다. 빈곤의 실상조차 모르면서 경제성장이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성장이 먼저이냐, 분배가 먼저 이냐 라는 우선정책의 갑론을박은 우문(愚問)이다. 어리석음을 판단이기 이전에 의문이 든다. 문제는 실상을 파악하는 시선의 문제이다. 분배의 실마리는 이미 제공되어 있다. 문제는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사회적 합의를 위한 토론과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면 실패 할 수밖에 없다. 편 가르기 속의 방어적 시각으로는 그 어떤 문제도 풀 수 없다. 밥그릇 챙기기로 빠질 수밖에 없는 지난 역사의 과오를 우리 국민은 보아 오지 않았는가.

 소득과 지위의 공정한 분배를 통해 사회적 단합을 이끌어 낸 유럽의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의 모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모델이 있으면 철저한 분석을 통해 우리 실정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고 제시를 하고 제도를 마련하거나 정비해야 한다. 정의가 바로 세워지면 경제 성장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빈곤체험기가 사치스러운 자의 자기합리화나 일회적인 이벤트로 보여 질 수도 있겠지만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만들기 위한 과정의 하나로 볼 필요가 있다. 아직도 끼니를 굶고 있는 어린 벗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빈곤문제가 선거철 때나 사건으로 터져 언론이 떠들 썩 할 때 마다 보이고,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고? 끼니를 해결 해주는 것 못지않게 우리가 속한 공동체 속에서 차별 없는 시각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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