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밥

쌀은 핵무기보다 무섭다고 하는데, 동물사료?

by 밥이야기 2010. 7. 8.
728x90

 

 
이명박 정부 들어 쌀 비축분이 증가했다. 정부는 늘어난 쌀 비축분 중에 묵은쌀(2005년 비축분)을 사료로 만들어 팔겠다는 대안을 내놓았다. 보관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안다. 쌀 비축분이 들어난 이유는 많다. 대북지원이 줄어들었고, 쌀 생산 급증(풍요), 쌀 소비 감소, 쌀 수입 증가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때 쌀 증가분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 놓아 화제를 모았다. 잠시 살펴보자.

 

<이명박 대통령 쌀 발언>

"쌀을 2∼3년 (정부가) 보관하는 것보다 (총생산량 가운데) 남는 쌀은 저렴하게 공급하자" "(쌀을 보관하지 않고 저렴하게 공급하면) 정부는 쌀 재고 보관비용도 줄일 수 있고, 쌀 제품 생산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쌀을 확보해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것"

 "농민들을 위해서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

"쌀 막걸리, 쌀 건빵 등 쌀을 원료로 한 각종 제품의 원료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지 않겠나"

"밀은 멀리서 가져 오는데 쌀은 (우리땅에 나기 때문에) 건강식"

"군 장병들이 먹는 건빵도 쌀로 만들어서 많이 보급해야 한다"

"수입해서 밀가루로 하는 것보다 젊은 사람들 건강도 챙기고…"

"국내 쌀 수요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16만톤에 달하는 쌀 잉여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소비 진작 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참 좋은 말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정부에서 내놓은 방안이 동물사료?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농업정책이 꽝인가 알 수 있다. 어떤 이는 말한다. 쌀 공급이 늘어나니 농지를 줄이자고. 참 대단한 발상이다. 정부가 내놓은 쌀비축분 단계적 사료판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쌀 아이디어를 전면적으로 부정한 대책 없는 대책이다. 밥이 없는 굶는 학생들이 있는데, 동물사료로 쓰겠다. 쌀 대북지원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동물사료보다는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의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런 말에도 색깔론을 덧씌울 것인가? 반대론자들은 말한다. 쌀 지원을 하면 북한 고위층들이 쌀팔아 무기 만든다고. 무기가 쌀로 쉽게 만들어 질 정도로 싼 것인가? 그런 시각으로 접근하면 통일은 요원하다.

 

 




쌀 미(米). 쌀 한 톨에는 우주와 생명의 기운이 담겨 있다. 쌀 미(米) 자에는 십(十) 자 아래, 위에 팔이 합쳐져 88번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농부의 손길이 88번 간다는 쌀 한톨의 의미를 마음에 되새겨 보아도 시원찮을 판에 남는 쌀을 동물사료로 판다는 것은 몰상식의 극치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7%대. 쌀을 제외하면 5%. 21세기는 자원전쟁의 시대, 식량전쟁의 시대라는 표현을 쓴다. 관련 전문 책들도 많이 출판되어 있다. 식량도 이제 국가 안보의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낸 아이디어가 얼마나 실천이 되었고, 문제는 무엇이고 종합적인 대책안이 마련되었는지 묻고 싶다. 추진이 안 되었다면 그 이유도 마땅 밝혀야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동물사료로 판매한다고 말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프랑스 222%, 영국 125%, 스웨덴 103%, 이탈리아 80%, 스위스 53%,일본 40%. 각 국의 식량자급률이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이 27%대인데, 동물사료 말이 나온다는 발상이 참 한심할 뿐이다.

 

한국의 쌀 농가가 쓰러지면 한국 사람들은 바다 건너, 하늘 넘어 외국에서 들어오는 식량을 기다려야 한다. 석유 값이 오르면 식량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농약과 비료는 무엇으로 만들며, 운송에 들어가는 기름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한국은 식량 수출국이 아니라 최대 식량 수입국 이다. 만일 이런 사태가 도래한다면 자동차를 먹어야 하나? 반도체를 먹어야 하나? 석유위기가 오면 지금은 값싸 보이는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격도 갑절 이상 오를 것이다. 그 것 뿐이 아니다. 석유와 식량 위기가 만나 고강도 인플레이션을 유발 시킬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지금과 비견할 수 없는 대공황이 올 수 있다.

 

쌀을 단순하게 처리하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식량안보차원에서 사회통합위원회만 꾸릴 것이 아니라, 식량위기관리위원회를 꾸리는 것이 맞다. 농업을 살리는 길이 바로 녹색의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임시방편 책이 아니라 국민 생존의 길이 달려있다는 절박함으로 식량수급과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동물사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에너지만 낭비될 뿐이다. 남반구(저개발국가)에 식량이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한국에도 끼니를 굶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쌀이 핵무기가 될 정도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인식이 참 한심할 따름이다.

 

                    *이미지출처: EBS 지식채널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 클릭 - 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