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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박원순 국정원사찰 발언과 PD수첩 수사

by 밥이야기 2009.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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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법은 법일까, 법이 아닐까?


▲"악법도 법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잘못된 망령이 곡해되어 21세기 한국에서 되살아 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 라고 말을 했건, 하지 않았건 분명 악법은 법이 아니다. 악법은 악법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준법론자들이야 소크라테스인 척 “악법도 법이다”라고 외치겠지만, 그들도 부당한 법의 잣대로 죽음 앞에 선다면 그런 말이 나올까?

 어제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현 정부 들어서 알게 모르게 “국정원이 민간사찰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다고 말했지만, 참으로 모를 일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국정원이 민간사찰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찰이라는 이름은 아니어도 어떤 이름으로든 여론 동향파악이라는 이름으로 사찰 아닌 사찰을 하고 있다고 본다. 국정원 민간사찰 소식을 듣고, 박원순 변호사가 쓴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는 칼럼집을 읽어 보면서 과연 현 시국에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었다.

 
현 정부 들어 여러 시민운동단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탄압 때문이기도 하다. 이른바 10년 좌파정권의 뒤 무대를 파헤쳐 흔들기를 해보겠다는 징후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구석구석 파헤치면 먼지 나오지 않을 곳이 있겠는가. 문제는 이런 절차와 방식이 과연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제대로 행사되고 있느냐라는 것이다.

 최근 광우병 촛불시위 PD수첩 수사는 이런 우려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김은희 작가의 메일을 2002년부터 2008년까지 7년 치를 압수했다고 한다. 그리고 김은희 작가가 지인에게 보낸 메일 3개를 공개했다. 이건 분명 명예훼손 감이며, 사생활 침해다. PD수첩 수사는 대표적인 표적수사라는 것을 정부나 검찰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식의 수사는 마녀 사냥(좌파겨냥)식 수사다. 문제는 마녀도 아닌 방송프로그램을 마녀로 몰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잣대로 수사를 한다고 하면 우리나라 모든 방송들은 수사대상감이 아닐까.

 
이유는 언제나 하나다. 촛불시위도 눈에 가시 같았는데, 부채질한 PD수첩이 너무 싫은 것이다. 결국 촛불시위의 부당성을 PD수첩을 통해 확인사살하고 싶은 것이 검찰이나 정부의 생각일 뿐이다. 역사는 반복되고, 재현된다. 지난 이승만 정권이나, 군사정권시절에 법을 위장한 악법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숨져갔고, 감옥에 투옥되었나. 역사의 이름으로 다시 복원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왜 만들어 졌을까. 바로 부당한 권력과 법의 이름으로 상처 받은 역사의 진실을 밝혀 다시는 이 땅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와 바람 때문이다.

일반법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국가권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심이 있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세상이야기를 지켜보면 국가권력만 있지 민심과 정의는 법치의 이름으로 짓밟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법치를 이야기하기 전에, 국가권력이 법치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돌아다보길 바란다. 촛불 시위 전 후로 많은 사람들이 구속되었다. 현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표현, 결사의 자유를 무시하고 계속 양심범을 양산하고 싶은 것일까

 
법의 형평성에 대해 정말 되묻고 싶다. 현 정부의 비판세력들을 적대세력을 몰아 법으로 묻고 그렇지 않은 세력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지. 이왕 PD수첩 수사를 몰아치기 식으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면, 제대로 모든 언론의 기사나 방송프로그램도 수사를 해야 된다고 본다. 얼마나 많은 인권 침해가 있었고, 현실 왜곡이 있었는지 형평성 있게 법을 적용시키길 바란다. 그래서 한국을 범죄자가 가장 많은 형무소공화국으로 만들길 바란다.

 
머지않아 법은 재해석, 재평가 되어 지난 권력자들을 법의 이름으로 심판할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셔야 한다. 악법은 법이 아니다. 독재 권력과 정의와 민주를 짓밟은 권력아래 행사된 법은 법이 아니다. 지금 다시 “ 악법도 법이다 ”라는 낡은 통치관을 들먹이며 20세기로 지난 악습과 관행으로 돌아가고 싶은 세력들에게 정말 묻고 싶다. “ 악법도 법일까, 법이 아닐까”,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