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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타블로 학력논란을 통해 본 ‘한국 학연주의’

by 밥이야기 2010.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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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학력논란. 스탠포드 학, 석사를 받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타블로는 가수지요. 노래로 평가 받아야 합니다. 한국 사회를 학력엘리트주의 학연지상주의가 심한 나라가 있을까요. 물론 다른 나라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학력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라는 관점이 다를 뿐입니다.

 
타블로. 학력도 좋고 인기도 많으니, 팬들도 많지만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학력 논란은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논란을 만들어 낸 분들은 타블로의 학력을 의심의 눈길로 들여다보았겠지요. 오늘 한 언론에 의해 타블로가 1996년이 아니라 1998년 스탠포드 대학 영문과를 입학했다는 인증서가 공개되었습니다. 물론 스탠포드 대학이 아니라 미국 인증기관에서 받은 서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들은 졸업증명인증서를 보여 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SBS 보도에 따르면 타블로 측에서는 조만간 졸업인증서를 공개하겠다고 하네요. 어쨌든 타블로 학력논란을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이 책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어도 동창만은 바꿀 수 없다 ” 이 말은 한국사회가 학연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것을 시사 하는 발언이기도 합니다. 강준만 교수는 한국은 일류고를 나오고 일류대를 나온 사람들이 끼리끼리 뭉쳐 특권을 유지하는 학벌사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학연은 한국사회에 그물코처럼 촘촘히 얽혀 있지요. 결국 수학능력시험 점수의 근소한 차이가 인생을 다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두세 다리만 건너면 학연, 혈연, 지연을 통해 청와대 비서실과는 연결되는 사이아닙니까? 이렇게 되다보니 소외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합니다. 차별이면, 차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실력이 없어도 자신의 실패 원인을 연고의 부재로 놀리는 사람들도 생기니까요.

 
이번 타블로 학력 논란의 중심 촛불에 불을 찾아 날려드는 불나비처럼 질주를 하면서 댓글을 남기고, 타블로에게 인신공격을 한 배경은 이런 한국의 문화적 특성, 나쁜 잔재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심하게 비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사회적 책임도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 기사를 보아도 학연을 부추기는 기사가 많습니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학력과 학연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금방 알수있지 않습니까. 대기업 임원들의 학력만 보아도 대부분 삼인방(서울대,고대,연대)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학자 알포드는 한국사람은 무엇을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어떻게 아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지요. 한국사회는 아직 원칙이 통하지 않는 사회입니다. 사람 됨됨이 보다 학력의 껍질을 먼저 보니까요. 학력 넘어 배경과 가족사를 봅니다.

 
청년실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겠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학연지상주의를 꼽고 싶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좌절감을 들게 만드니까요. 자신의 현실을 뚫고 갈 인내력도 무너지게 만들어 버리니까요. 실업문제는 시각이 중요 합니다. 그렇다면 학력우선이 아니라 인재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가 아니라 학점이 아니라 세상을 넑고 깊게 보고 사유할 수 있는 인품과 실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김예슬이 왜 대학교를 막차고 나갔는지, 김예슬의 자퇴선언에 유명대학 다니는 부러움에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 해야 합니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는 자신의 누리집에 ‘제자들에게 쓰는 편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하나를 공유하고 싶네요.

 

대학생활의 궁극적 목표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있지 학점을 관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그러나 요즈음의 경향을 보면 본말이 전도되어 학점 관리 그 자체가 궁극적 목표인 것처럼 행동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또한 모두가 학점 관리에 몰두하는데 나만 예외가 되기가 힘들다는 점도 인정합니다.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본말이 전도된 상태가 정당화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학점 관리에만 치중하고 능력 배양에 소홀히 함으로써 발생하는 병폐는 고스란히 여러분의 차지가 됩니다.이 점을 염려해 바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출처: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아무쪼록 타블로 학력 논란으로 상처 받거나 상처를 준 사람들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타블로도 고소를 취하하고, 타블로 학력 진상을 밝히겠다고 움직이는 사람들도 논란을 끝내시길 바랍니다. 타블로 측에서 졸업인증서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 참고서적: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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