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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4대강 사업,고(故) 박경리 선생이 살아계셨다면?

by 밥이야기 2010.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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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우물 안 대통령때문에 4대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종교계가 4대강 살리기 사업 반대에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70% 가까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업을
이명박 정부는 용감무식 뚝심 하나로 
벼락치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청계천. 일 년에 관리 유지비가 100억이 들어가는 인공하천.
사람들은 청계천에 잠시 환호했지만, 청계천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된다면
지금 추진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를 확인 할 수 있을 겁니다.
작고한 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불도저식으로 진행되는 청계천 사업을 보고
2004년 5월 19일 동아일보에 원고를 기고하셨지요. 이 글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과 부산 각지에서 온 베네딕도회 수녀와 수사분들도 지금 한참 파헤쳐 지고 있는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모여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4대강 공사 현장을 보면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도자들이 길에 서는 지금은 불행한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목매는 경제 성장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요, 성장의 결과로 인간 삶의 터전이
파괴 된다면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소설가 박경리 기고]청계천, 복원 아닌 개발이었나!

 ‘청계천 복원, 역사의 복원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양보했습니다. 그러나 사업의 핵심은 개발이었습니까?’ 생계수단을 내어놓고 협조한 청계천 노점상 대표의 성난 목소리다. 이들 민초의 충정과 분노에 대하여, 청계천 복원에 다소나마 관여한 만큼 나는 민망하고 부끄럽다.

 청계천 사업을 주관하는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시장은 맹세코 정치적 목적을 떠나 이 대역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그렇다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 겨울밤 가등 밑에 웅크리던 노점상들이 그 빈한한 생계수단마저 내놓은 것을 생각한다면 그들 희생에 등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본부장 역시 이해와 상관없이 복원공사에 몰두하고 있는지, 그렇다 한다면 그도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지식인의 양심은 이 시대의 등불이니까.

 참, 말을 해놓고 보니 멋쩍고 찬바람이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것 같다. 어쨌거나 그 숱한 개발과는 달리 청계천의 복원에는 우리 민족의 얼과 정서를 살리는 숨은 뜻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정치적 의도 때문에 업적에 연연하여 공기를 앞당긴다면, 결과가 복원 아닌 개발이 된다면 오히려 그것이 빌미가 되어 시장의 정치적 역정에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또 만일, 추호라도 이해라는 굴레에 매달려 방향을 개발 쪽으로 튼다면 본부장 역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그는 그렇다 치고 납득이 안 되는 일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복원 전문도, 토목 전문도 아닌 조경전문가가 어찌 총책임을 맡았는가 하는 점이다. 옛날, 큰 건축공사를 총괄하는 도편수(도목수)는 재상감이라 했다. 나라에 바치는 정성과 사물을 보는 안목을 따졌던 것이리라.

 두 번째 납득이 안 되는 것은 ‘청계천 복원 사업 설계보고’에 관한 것이다. 항목별로 돼 있는 것을 보니까 하천 분야가 7페이지, 하수도 분야가 3페이지, 유지용수 분야가 4페이지, 도로 분야가 5페이지, 교량 분야가 22페이지, 다음 조경 분야는 압도적으로 27페이지에 이르고 있다.

 조경전문가인 본부장은 아전인수를 일삼은 것일까. 조경의 예산이 도시 얼마인지 궁금해진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유분수,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예산이 넉넉지 못할 경우 조경은 안 해도 되는 부분이다. 그것은 겉치레일 수도 있고, 청계천과 비슷한 프랑스 파리의 센강에서 나는 조경의 흔적을 보지 못했다. 화면을 통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여러 나라 수도를 끼고 흐르는 유명한 강들도 그러하다. 강변은 탁 트여 있을 뿐, 기억에 남은 것은 라인강의 인어상 정도다.

 
물길을 잡아주고 홍수에 대비하는 하천 분야, 강물의 오염을 막기 위한 하수도 분야, 교통을 원활하게 하는 교량 분야, 그런 것을 튼튼하게 하면 되는 거지, 조경은 세월 따라 자연이 만들어 주게 되어 있다. 앞서 도편수의 안목을 말했는데 우리 문화의 진수는 생략이다. 생략은 저 광활한 지평선 수평선, 우주와 지구가 맞닿은 곳의 균형과 강건함에 다가가고자 하는 정서이며 소망으로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대단히 높은 우리민족의 감성인 것이다.

 
그리 크지도 않고 넓지도 않은 공간인 청계천에 덧붙이고 꾸미고 구조물이 들어앉을 조경은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복잡하고 어지럽고 규격화에 지친 도시인들은 단조로운 여백 속에서 쉬어야 한다. 야하게 분바르고 장식을 주렁주렁 매단 여인보다 소박하고 품위 있는 어머니의 품을 생각해 보라.

 시냇물에 분수가 가당키나 한가. 설계를 보아하니 요란스러운 교량도 몇 개 있던데 청계천이 잡탕이 될까 두렵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원 문제다. 단적으로 말해서 조경 때문에 복원이 희생되고 있는 것 같다.

 복원한다는 풍선은 띄워놓고 수표교 복원은 유야무야, 다른 공사가 진행 중인데 수표교 복원이 결정될 때 진행 중인 공사는 뜯어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복원을 하게 되면 뜯어내야 할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 저의는 무엇인가. 그러니까 복원은 안 하겠다는 속셈이며 그 속셈을 감추기 위한 술책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수표교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문화의 자존심이다. 문화재나 유적의 복원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적 사업으로 신중하고 철저하며 복원인력 양성에도 막대하게 국가가 투자하는 것이 외국의 사례이다. 결국 청계천은 30여년 전에 첫 개발에 의해 매장되었고 이번에 또다시 개발에 의해 모든 유적은 파괴되고 유실될 위기에 놓여 있다.

처음, 청계천 복원을 꿈꾸던 몇몇 학자들이 십년 후에나 가능할까, 이십년 후에나, 하면서 토지문화관에 모여 두 차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어쨌거나 그것이 발단이 되어 시작이 된 청계천 복원 사업이다.

지금의 형편을 바라보면서 미력이나마 보태게 된 내 처지가 한탄스럽다. 발등을 찧고 싶을 만치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차라리 그냥 두었더라면 훗날 슬기로운 인물이 나타나 청계천을 명실 공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몇 년은 더 벌어먹고 살았을 텐데. 노점상인들이 안타깝다.

 

<출처:동아일보>

 

청계천 5km 인공하천.
4대강은 정운찬 총리 표현대로 634km 초대형 어항.
독일은 8km 이자강을 복원하는데 10년의 준비기간과 10년의 공사기간을 거쳤지요.
4대강 사업에는 절차가 생략되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재앙입니다.

만약 박경리 선생이 생존해 계셨다면 어떤 제목의 글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글을 쓰셨을까요?

"두 번 속지 않는다"
"실패한 인공하천은 청계천 하나로 족하다"
"살리다는 말이 죽인다로 쓰이는, 세계사에 길이 남을 인용 사례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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