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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2.0시대의 인문학

웹 2.0시대, 책의 미래

by 밥이야기 2010.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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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나 미용실에서 차례를 기다릴 때, 가끔 간이 책장에 꽂혀있는 여성잡지를 볼 때가 있다.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겠지만, 잡지의 무게가 상당하다. 무게뿐만 아니라 컬러인쇄에 화려하기가 혀를 내 두를 정도. 외형도 외형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광고가 책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 잡지 뿐만 아니다. 말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으며 매일 쏟아지는 종이 매체에 압사 당할 정도다. 과연 수많은 종이 활자(매체)가 사람들에게 읽히고 소비되는 것인가. 대답은 누가 해도 “아니다”. 종이가 갖는 아날로그의 감수성에 빠질 때도 있지만 그 이면에 담긴 종이산업의 폐해를 생각한다면 종이매체가 갖는 한계를 다시 들여다 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MBC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숲이 사라지게 된 배경의 살펴보면 인간의 욕망과 만나게 된다. 그 많았던 나무는 사라졌고, 한 때 엄청난 숲의 자원을 갖고 있던 아이티도 이제 벌거숭이 산만 남았다. 나무의 역사는 자본의 역사이기도 하다.

 

왜 아이패드인가?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잡스. 벨트를 매지 않은 청바지에 검정색 티셔츠를 입은 스티븐 잡스가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출시를 발표하자, 세계 언론은 예외 없이 주목했다. 아이패드는 애플사가 아이폰의 명성을 이어갈, 넷북과 휴대폰의 장점을 뽑아낸 차세대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아이패드에 대해 반신반의하지만, 전자책 시장이 형성된 미국의 경우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 서점이라 불리는 아마존은 맥밀란을 비롯한 여러 출판사들의 책 컨덴츠 가격 인상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전자책의 최대 허브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 아마존이었는데, 아이패드의 출시로 전자책 시장의 외연이 넓어 졌기 때문이다. 전자책 기능이 핵심인 아이패드가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한국의 경우 책 컨데츠 시장은 이제 걸음마 수준.

 

 

책의 미래

 






언어와 책은 권력이었다. 중세시대 책을 가지고 읽고 전파한 사람들은 바로 사회의 지도층 인사였다. 성경이 대표적이다. 중세 교회에서는 지금처럼 모든 신자들이 성경을 갖고 있지 않았다. 성직자가 라틴어로 쓰여진 성경 구절을 대신 읽고 해석해 주었다. 다시 말해 책은 일부 계층에게 독점되어 있었다. 종교혁명 이후 성경이 라틴어에서 다른 언어로 번역, 출판되면서 책은 비로소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종이, 인쇄술. 책은 인터넷문화(온라인)의 발전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인터넷의 영향도 영향이지만, 여러 시각매체(텔레비전, 오락 등)와 사람들의 취미생활이 다양해짐으로써 전통적인 독서문화가 침식당했기 때문이다. 책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등 오프라인 인쇄매체들이 ‘대 전환의 국면’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양적으로는 출판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는 것 같지만, 그 속살을 드려다 보면 한국 출판구조는 열악하다. 온라인 문화의 확대나 ‘웹 2.0’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의 출판시장은 한국 사회 구조와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출판도 부익부 빈익빈 시장이다. 생산, 유통, 소비는 책이라는 이상적 가치와는 관계가 없다. 어쩌면 제조업보다 더 극심한 경쟁과 살아남기 위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에 쏟아지는 수많은 인쇄매체들. 사라져가는 책들.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출판사들과 책들이 사장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짜깁기 책이나, 이른바 유명세 작가나 인물들의 얼굴 마케팅에 힘입어 베스트셀러가 탄생되지만, 정말 양서로 평가받는 책들이 살아남기에는 쉽지가 않다. 여기에 독서문화(책, 도서관 등)의 위축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한편에서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아무리 인터넷이나 IT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의 기호가 바뀐다 해도 전통은 깨지지 않는다고. 물론 깨지지 않는다. 다르게 변화될 뿐이다. 이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어 갈 것인지 도태될 것인지는 이제 판단의 문제다. 스스로 무너지느냐, 변화에 맞게 따라가느냐.

 

출판물 베스트 만들기에는 광고와 언론의 위력이 컸다. 책의 질적인 평가는 둘째 치고 사람들에게 얼마나 회자될 것인가가 관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판언론광고시장도 변화의 국면에 있다. 경제 불황 탓도 있겠지만, 가격도 싸면서 효과가 있는 온라인광고시장이 확대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종이를 기반으로 한 출판시장은 이런 시대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걸까?

 

웹2.0 시대의 출판

 



황석영, 박범신, 신경숙 등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들의 글이 출판에 앞서 대형 포털 사이트에 둥지를 튼 작가의 블로그에 글이 먼저 실려 소개된 다음. 책으로 엮어 나왔다.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된 글이 출판되었던 전통적 생산, 소비 과정이 이제 온라인 공간으로 대체되었다. 소설가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소설가의 글을 읽고, 매회 발표한 글마다 의견을 묻고, 작가는 대답한다. 비판의 글도 이어진다. 무명의 소설가가 온라인에 글을 먼저 쓴 다음 오프라인에서 책을 내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시대가 열렸다. 큰 변화다.

 

생산,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구조를 깨려면 ‘웹2.0 시대의 출판시대’를 열어야 한다. 출판이라는 이름도 온라인공간을 포함한 컨덴츠 시장이라는 보다 넓은 개념 속에서 파악되고 연구되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인터넷공간에서 블로거들이 쏟아내는 컨덴츠들을 기획, 발굴해 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출판은 다른 시장(직접소비자 대상)도 통용되어 지기는 하겠지만 입소문마케팅(바이럴마케팅)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일부 출판사나 출판물들이 바이럴 마케팅이나 블로그 컨덴츠를 기반으로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컨덴츠 생산과 유통, 소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마다 전통적인 4대 매체에 의존하는 광고 전략을 포기하고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웹2.0 시대에 맞는 바이럴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

 

웹2.0 공간에서 블로그들이 모아내고 생산한 컨덴츠들을 어떻게 모아내고 책으로 엮어낼 것인지 시각을 넓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판물로 만들기 이전에 사전 마케팅이나 시장조사를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아직은 분명 시작단계이다. 출판의 미래는 블로거들의 역할과 참여가 중요하다. 책과 신문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라는 이분법식 생각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인터넷 공간에서 소비되는 컨덴츠가 책으로 나올 수 있고 책으로 나온 컨덴츠가 웹공간에서 소비될 수도 있다. 아직 온라인에서의 컨덴츠 유료화시장이 자리 잡지 못했지만, 실패를 지켜보았기(온라인 유료화에 뛰어든) 때문에 실패를 넘어 자리 잡을 날이 올 것이다.

 

아울러 화석 연료고갈 ,환경문제 등 출판물(전통적인 인쇄매체) 가격 상승요인(인쇄, 종이비용) 도 출판시장을 어렵게 할 수 도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장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출판시장은 낭비적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웹2.0에 기반한 출판이 이루어진다면 전형적인 출판제작환경(주문형, 출판 전 선주문 등)도 바뀌어 질 것이다.

 

블로거도 단순 정보의 전달자입장을 뛰어 넘어, 아마추어리즘에 기반을 둔 출판시장의 변화에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 제도권의 시각과 다르게, 좋은 컨덴츠를 어떻게 소개하고 담아 내야 할지 외연과 깊이를 넓힐 필요가 있다. 블로그는 시대의 조류에 따라 깜박거리다가 명멸하는 단순한 아이콘이 아니다. 출판 시장과 컨덴츠 문화를 넓혀가는 플랫폼(생산, 유통, 소비)으로 역할을 해내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같은 분야의 관심을 가지거나, 공동창작, 연대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블로그 스피어들이 계속 만들어 질 필요가 있다. 출판의 미래를 블로그에서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로그가 출판사고 출판사가 블로그가 되는, 책이 블로그고 블로그가 책인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전자책 시대 활짝 열릴 것인가?


전자책(E-BOOK). 아직까지는 널리 보급 되지 않았지만 빠른 시간내에 보편화 될 것 같다. 휴대폰의 발전 속도라면 이북도 조만간 휴대폰과 합체형으로 보급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이미 아이패드가 선보이지 않았는가. 물론 전제조건은 무선인터넷과 속도와 확장성, 사용료가 관건일 것이다. 아직 종이책을 고집하는 분들에게는 전자책이 멀리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고갈, 지구온난화와 인터넷에 기반을 둔 미디어의 급성장 등 패러다임의 변화와 지구 환경이 처해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종이책과 신문들이 운명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최근 세계 최대 출판 스웨덴 미디어그룹 보니에(Bonnier R&D) 연구소에서 전자잡지 모델(Mag +) 선보였다. 잡지는 편집에서 인쇄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친다. 보니에르에서 구상한 전자잡지 모델은 잡지 편집에서부터 책 읽기까지 타블릿 PC에 기반을 둔 전자책이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고 톰크루즈가 출연한 영화 ‘마이너리티’ 속의 한 장면이 이제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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