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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신해철, “한마디로 겁줘봤자 역효과란 거죠”

by 밥이야기 2010.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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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신해철 씨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 자신의 홈페이지(신해철 닷컴)에 글을 올렸습니다. 글 제목은 '무혐의 유감(ㅋ)'.

‘무혐의가 유감인데 ㅋ라’ 신해철 씨 답네요.

 신해철 씨는 작년(2009) 4월에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합당한 주권에 의거해 또한 적법한 국제 절차에 따라 로케트(굳이 icbm이라고 하진 않겠다)의 발사에 성공했음을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라는 글을 날렸습니다. 날리자마자 보수단체에서는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 고무 조항을 위반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신해철 씨를 고발했습니다.

 
신해철 씨가 조금 길게 남긴 자신의 무혐의 소회 글 중에서 가장 고갱이가 되는 문장만 옮겨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국민들은 자존심이 강한데다가 이미 민주주의의 맛을 경험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말조심하지 않으면 잡혀간다"는 사회 분위기를 계속 용납하진 않을 것입니다. 일시적인 민주주의의 퇴보는 우리 모두에게 오히려 새로운 학습의 기회 - 민주주의는 그것을 적극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 없이는 후퇴 할 수도 있고, 설령 그 후퇴의 보상으로 경제가 좋아진다 한들(말도 안되는 가정이지만) 생각하고 말하는 것 조차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세상에서 내 자식을 노예로 자라게 할 수는 없다는 인식을 굳게 할 기회 - 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겁줘봤자 역효과란 거죠. 광화문에 가득하던 촛불 든 사람들이 겁먹어서 집에 앉아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신해철)

 
미네르바 인터넷 필화사건 무죄판결이후, 표현의 자유는 국민의 권리로써 존중되어야 할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자유로운 글쓰기는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촛불시위 이후 '웹 2.0‘이 지향하는 공유하고 행동하는 인터넷의 진원지(포털 중심)에 대해 압박을 시작했지요. 이른바 포털 길들이기.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군사독재 시절에도 죽음을 무릎 쓰고 저항했던 사람들이 바로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신해철 씨 표현대로 무엇이 겁나겠습니까. 억압하면 할수록 더 머리를 쳐드는 저항의 정신을 현 정부 사람들은 제대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물이 끓어 넘치면 불을 줄여야지, 맹렬히 솥을 비난 한다고 문제가 해결 되진 않습니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증오와 경쟁을 부추키는 것은 이미 효력이 상실된 통치방법입니다. 이미 남한은 경제발전을 이룸으로서 일정부분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민주화를 이루면서 비로소 완전한 우위에 서게 되었습니다. 남은 것은 이 승리를 악용하여 그들을 구석으로 몰아 패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함께 역사의 승자로 서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여 그들을 초대하되 그들을 손님이 아닌 주인의 자리에 함께 앉게 하는 것입니다. 통일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닌 공동의 결과물이어야 합니다. '주적'의 자리엔 '동족'을, '증오'의 자리엔 '화해'가 자리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저를 포함 해 이미 엄청나게 많은 숫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개인 개인들은 '좌빨'도 아니고 주체사상에 경도 된 사람들도 아닙니다.“(신해철)

 

이 문장들이 신해철 씨 발언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체사상에 경도된 사람들은 없습니다. 설령 있다고 치더라도 사상의 자유를 침범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아직 국가보안법이 존속하고 있는 이상, 언제든지 공안정국은 기승을 부릴 수 가 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발언을 놓고, 조갑제 씨가 ‘대한민국의 적’으로 규정한 발언입니다.

 

“이 대통령이 미치광이로 변해가는 김정일을 만나기 위하여 평양에 간다든지 반헌법적-반국가적인 6.15 반역선언을 존중한다고 약속하는 순간 그는 보수층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적이 될 각오를 해야 할 것”(조갑제)

 

극좌도 나쁘지만 극우세력의 발언도 경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들이 바로 주적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조갑제 씨 같은 사람들이 줄어들어야 합니다. 이들은 전쟁을 부추기는 발언을 자유롭게 하고 있습니다. 정녕 표현의 자유를 문제 삼으려면, 우선 형평성 있게 이들의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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