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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영화

영화 ‘아바타’를 꼭 보아야 하는 이유?

by 밥이야기 200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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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어쩔때는 수십권의 책을 읽는 것 보다
생각의 지평을 폭 넓고 깊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영화를 만나기란 쉽지가 않지요.

 
제임스 카메론의 신작 영화 ‘아바타’. 개봉되기 이전부터 관심을 끌었지만,
시사회 상영 이후 관심이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영화 아바타의 평가를 내리기보다는 꼭 보아야 할
이유 몇 가지를 같이 짚어 볼까합니다. 

먼저 영화 아바타 홍보를 위한 글이 아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목 보고 오해하실 것 같아서요. 영화의 스토리나 구성과 관련 구구절절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보시기 전에 김빠진 사이다가 될 것 같아서요.

 

첫 번째,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무너뜨렸기 때문에, 디자인 전공자나 영화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은 꼭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80년대 영화 중 최고의 시각효과를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던 ‘블레이드 러너’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상영되었을 때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지요. 하지만 SF영화 걸작을 이야기 할 때 이 영화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많은 영화제작자들에게 영감을 불러 넣어 주었지요. 아바타는 물론 흥행대박이 예견되지만, SF영화의 새로운 교과서로 당분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SF소설, 영화, 애니메이션의 종합선물세트이기 때문입니다. 일몬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프랑스의 SF 만화작가 장 지오노의 작품을 보신 분들이라면, 영화 아비타가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바타에는 SF영화의 여러 아이템이 재해석되고 창조되어 숨겨있습니다. 최근에 개봉된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으로 참여한 인간의 대리 로봇을 다룬 영화 ‘써로게이트’ 아이템도 연상되지요. 이뿐만 아닙니다. SF소설(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나, 일본작가 에이이치가 쓴 소설 샹그리라 등) 의 아이템도 많이 녹아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 하나 열거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습니다. SF를 좋아하는 분들은 필히 보아야 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지구의 에너지 고갈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입니다. 21세기는 자원전쟁의 시대입니다. 화석연료의 고갈과 지구온난화의 진행 속도라면, 지구의 미래는 결코 밝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된 현실을 더 깊숙이 파고들면, 이른바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제국주의)와 에너지 다국적기업의 횡포가 낳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파괴의 논리. 영화 속 장면에서는 아프리카나 남반구의 가난한 나라를 착취했던 지난날의 영상들이 겹쳐 지나갑니다. 영화 아바타는 현대산업문명이 낳은 현실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이른바 ‘미국이 모든 것을 구제한다(팍스 아메리카)’ 라는 할리우드식 SF영화의 한계를 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찰이 담겨 있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바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타이타닉과 터미네이터의 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제임스 카메론.
카메론은 사실 영화 람보2의 극본을 쓰기도 했습니다. 먹고 살자니^^
그렇지만 영화 심연이나 에일리언2에 담긴 상징과 은유는
오늘의 아바타를 탄생시킨 배경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어쩌면 영화 아바타는 제임스 카메론이 쓰고 만든
모든 영화의 집대성이라도 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당분간(긴 시간 동안) 카메론 감독의 SF영화 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영화 아바타. 오락적 재미로나, 실험적인 측면이나
앞으로 쉽게 만나기 힘든 영화인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평가는 잠시 미루고 오늘 아바타를 꼭 보아야 하는 이유 3가지를 들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꼭 보지 않아도 될 이유 3가지가 될 수도 있겠지요.^^

 

참고로 영화 아바타를 보기 전에
진중권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아바타에 대한 짧은 개념 정리도 먼저 읽어보고
감상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아바타 통신이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진중권)

시사회에 가서 3D로 봤네요. '영화'라는 말이 이제 낡은 용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
씨네21에 기고할 글을 쓰고 있습니다.

 
1. 아바타에 관하여

1) 개념의 역사
-아바타는 힌두교의 개념.
-게임에 처음 등장한 것은 울티마 시리즈.
-사이버펑크 소설 '스노우 크래쉬'
-소설 속의 용어를 일상어로 만든 주체는 불분명함.

 2) 'real avatar'
- 모니터 위의 영상, 홀로그램, 로봇...
-그것의 postbiological version - 유전자 조작으로 배양한 hybrid 신체
-수면과 각성으로 오가나 현실과 꿈을 오가는 게 아니라, 현실과 현실을 오가는 형태

 
2. CG에 관하여

-언캐니밸리의 극복 : 저매키스의 '크리스마스 캐롤'과 비교
-데이터 전송용 수트. 얼굴 표정의 촬영. '모션 캡처'가 아니라 '퍼포먼스 캡처'
-인물과 배경의 괴리 극복. 연기하는 배우의 눈앞에 저해상의 3D영상을 제시. 텅빈 공간에서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가상현실 속에서 정말로 연기를 하게.
-실사는 25%에 불과. "디지털 영화란 가끔 실사도 재료로 사용하는 애니메이션의 일종."(레프 마노비치)

 
3. 판도라 행성의 flora와 fauna

 1) 인공생명아트로부터 영감
-칼 심스의 인공생명 실험.
-루이 벡의 가상 해저생물.
-에두아르도 카츠의 형광 토끼 GFP Bunny

 2) 에이아와 가이아 가설
-로이 애스콧의 hypercotex와 가이아 프로젝트
-디지털 애니미즘의 후기생물학적 버전.
-'교감'을 주술이나 마술이 아니라 전기화학적 특성으로 설명

 3) 서구 식민주의의 역사를 중첩
-상이한 망탈리테의 문제. 공격적 자연개입 vs. 교감의 대상으로서 자연.
-서구인의 자기반성. CG의 시각적 효과 + 서사의 문학적 감동 + 적절한 양의 성찰(그러나 물론 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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