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신현우 옥시 전 대표 등 4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태가 불거진 지 5년. 가습기 살균제 가해자에 대한 검찰의 첫 처벌이 내려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신현우 전 옥시 대표 등 4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옥시가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제품을 만들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살균제를 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은 지 5년 만에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내려지면서 이제 구속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주목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 절차 아닐까?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1차 소환조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서서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하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는 허리를 연신 굽신거리며 몹시 침통한 표정을 지었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도 했다. 신 전 대표는 검찰에 두번째 소환됐던 지난 9일에는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고통과 많은 피해를 줘서 죄송하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남은 여생, 참회하고 유가족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서 평생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시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검찰 측에서는 이 때의 발언도 '연기'가 아니었냐며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법조계 한 인사는 "다른 사람도 아닌 본인 입으로 '연기'라는 표현을 한 만큼 신 전 대표가 그간 했던 사과는 결국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신 전 대표의 이런 이중적 태도는 옥시가 이 사건을 어떤 태도와 생각으로 대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지 이미 5년이 지나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만큼 신 전 대표 본인이 형사처벌까지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심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앞과 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 전 대표는 옥시가 2000년 말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첨가한 제품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을 처음 제조할 당시 이 회사 최고 경영자로 일했다. 신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면서 흡입독성 실험 등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광고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 전 대표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전 대표의 구속 여부는 오는 13일 밤 결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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