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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국정교과서,식민교육이 아니라 ‘시민교육’으로?

by 밥이야기 2016.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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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고서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떠오른 인물은 누구일까? 총선에 출마했던 두 후보. 전 교육부 장관 황우여(인천 서구을), 새누리당 역사교과서 개선 특별위원장 김을동(서울 송파병), 역사교과서 특위위원 조전혁(인천 남동구을).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총대를 맨 뒤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던 이들이 당분간 정치계에서 모습을 발견하기가 힘들 것 같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선전하던 것으로 보였던 이들 셋이 모두 낙선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480여 개 교육역사단체가 모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국정화저지넷)는 지난 3월 1일 황우여·김을동·이정현·나경원 의원 등 4명을 총선 낙선 대상자로 선정, 발표한 바 있다. 이들 가운데 국정교과서 추진 핵심 인사 2명이 '국정교과서의 저주'라는 덫에 걸린 셈이다. 지난해 국정교과서 '항해'에서 선장을 맡은 사람은 황 전 장관이었다. 그는 '선주'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등에 발맞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했다. 지난해 11월 3일 국민 찬반여론 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4 대 6'인 상태인 데도 국정화 고시를 확정한 것이다. '투명하게 집필하겠다'는 당초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45명에 이르는 집필자를 꼭꼭 숨겨놓는 '복면집필'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특위를 출범시킨 때는 지난해 10월 8일. 위원장과 부위원장은 각각 김을동 후보와 강은희 당시 의원이 맡았다. 당시 김 후보는 교육부를 압박해 국정화 결정을 몰아세운 장본인이란 지적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2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성세대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요청이고 사명"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김 후보는 이 말을 한 지 5개월여 만에 국민의 손에 의해 국회의원 자리에서 낙마했다. 그것도 '여당 텃밭'이라는 서울 송파에서 말이다. 이 특위에서 조전혁 전 의원과 전희경 당시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위원을 맡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2일 "조전혁은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가르치기 위해 전교조와 싸워 신세를 조질랑 말랑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유권자의 표심은 매서웠다.조 후보는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했다가 대법원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국정화 지지' 방송토론 등에 활발히 나선 전희경 전 사무총장은 이번에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뽑혔다. 하지만 논문 표절 논란으로 여전히 벼랑 위에 서 있게 됐다. 방은희 국정화저지넷 사무국장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화에 철퇴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착오적인 국정제를 되살린 전 교육부 장관 황 후보와 국정화를 주도한 김 후보의 낙선이 이를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국정화저지넷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 국정화에 철퇴 내려" 국정화저지넷은 14일 낸 성명에서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의 여론을 겸허히 수용하여 '역사쿠데타'를 즉각 중단하고 국정화를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한편, 더불어민주당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위 위원장을 맡아온 도종환 의원(충북 청주시 흥덕)은 재선에 성공했다. 도 의원은 지난해 12월 17일, 국정교과서 금지법인 '역사교과용도서의 다양성 보장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또한 국민의당은 15일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민생 경제 법안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 외에도 오는 5월 20대 국회 개원 직후 역사 국정교과서·노동법 개정안(파견법) 폐기와 테러방지법 개정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이상돈 전 선대위원장은 15일 "다음 국회가 문을 열면 양당이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정교과서 폐기 등과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역사 국정교과서, 노동법 개정안 중 파견법, 테러방지법 내 독소 조항 등에 대해서는 그간 당론으로 반대해온 만큼 20대 국회에서 더민주와 연대해 폐기·개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국민의당과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지난해 여야 갈등의 최대 쟁점이었던 역사 국정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일선 학교에서 국정교과서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황이다. 이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정부가 행정명령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정교과서 작업은 '법률 우위 원칙'에 따라 자동 폐기될 수밖에 없다. 안철수 대표도 더민주 탈당 전인 지난해 10월 국정교과서와 관련해 '수구로의 회귀' '박근혜 교과서'라며 반대했었다.20대 국회, 여야 간 법안 대립이 수시로 일어날 전망이다. 야당은 자신들이 지난 8년간 추진하지 못했던 법안들을 제출할 것이고, 새누리당은 이를 국회선진화법으로 막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은 일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더민주와 일방적인 제휴 관계가 되면 '중재자'나 '중도 정당'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당 부분은 새누리당과도 제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더민주도 국민의당을 의식해 '과격' 이미지를 굳이 떠안으려 하지 않을 수 있다. 더민주 원내 관계자도 이날 "국정교과서 폐기 등은 분명한 당론이기는 하지만 개원 초기부터 민감한 법안들을 놓고 국회를 경색 국면으로 이끌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겨레 인터뷰에 따르면, 총선 전날, 20대 유권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들려달라고 하자 한상권(63)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학자들의 저항을 사학적으로 남기는 작업이었죠. 영하 20도에 이르는 추운 날씨에 길거리 계단에서 무릎담요를 덮고 끝까지 경청해주신 시민들의 성원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200명에 이르는 20~30대 시민들,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들도 많이 참석했다. ‘거리 강단’에는 그를 비롯해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 등 역사학계 원로와 중진 교수들이 강사로 나섰다. "균등 이념은 우리의 전통적인 사상이었고, 일제강점에 맞선 독립운동이 공화주의와 평등주의 이념으로 발전시켰으며, 이를 계승한 것이 제헌헌법입니다. 이념갈등이 많지만, 정치인들도 우리가 합의한 헌법정신에 따라 사회를 이끌면 됩니다. 국정교과서로 가르치는 ‘식민교육’이 아니라 ‘시민교육’으로 시민의 권리와 가치를 되살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