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포스터 패러디는 늘 그렇듯이 아이러니하다. 풍자이자 왜곡일 수도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후보의 페이스북에 2일 박근혜 대통령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저격을 연상시키는 온라인 포스터가 올라왔다. 진정 누구를 겨냥했을까? 진짜냐? 가짜냐? 권 후보 측은 공식 포스터가 아닌 "지지자가 만든 것"이라며 후보 페이스북에서 삭제했지만, 이미 비판론이 파도타기가 시작되었다. 문제가 된 온라인 포스터(사진)엔 군복을 입은 권 후보가 소총을 든 채 어느 한 방향을 주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하단에는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는 문구와 함께 권 후보의 이름, 투표 기호 3번, 국민의당 로고가 들어가 있다. 이 포스터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패러디한 것이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가 '저격의 대상'으로 표현되어 있어 국회의원 후보의 포스터로서는 표현 수준이 적나라한가? 사회적관계망에서 논란이 퍼졌다. 부적절하다는 비판글과 함께 권 후보의 온라인용 홍보 포스터가 퍼쳐나갔다. 권은희 의원실의 박광철 비서는 2일 오후 오마이뉴스를 통해 "해당 포스터는 선거사무소에서 만든 것은 아니다. 지지자들이 <태양의 후예> 콘셉트로 만든 게 권 후보 페이스북까지 올라갔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권 후보는) 올라간 걸 알지 못했다, 나도 모르고 있다가 기자 전화를 받고 살펴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모두 삭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엔 우익 인터넷신문 <독립신문>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저격하겠다는 내용의 패러디물을 올려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또 최근엔 경찰 간부가 이재명 성남시장의 머리를 권총으로 쏘는 그림을 페이스북으로 공유해 여론의 비판이 일자 경찰이 감찰에 착수했다고 한다. 가짜가 진짜일 수도 있고, 진짜같은 가짜도 있을 수 있다. 거짓말이 진실일 수도 있고, 진실이 거짓말일 수 있다. 판단은 스스로 투표자의 몫이다. 언론 또한 포스트 패러디에 가깝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어제(4일) 논란이 된 권은희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저격 포스터 논란에 대해 경위를 정확히 모른 채 해명에 나서 논란을 빚었다고 한다. 문제의 포스터를 권 의원 캠프에서 SNS 등을 통해 유포했음에도 "자원봉사자가 SNS에 올렸다"고 축소 해명을 한 것이다. 사실과 다른 해명이 문제가 되자 안 대표 측은 "포스터가 문제가 되자 사실관계를 확인했는데 권 의원 측에서 자원봉사자가 SNS에 올렸다고 해서 그대로 믿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논란이 된 포스터에 대한 질문을 받자 "권 후보 지지자가 만든 걸 자원봉사자가 SNS에 올렸다고 한다. 이를 뒤늦게 안 권 후보가 삭제를 지시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의 포스터는 권 의원실 관계자가 페이스북에 올리고, 카카오톡 등 다른 SNS를 통한 유포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실 소속 A씨는 권 의원 캠프 관계자들이 사용하는 단체 채팅방에 권 의원이 군복 차림을 하고 저격수 총을 조준하고 있는 모습 아래 '박근혜 잡을 저격수, 권은희지 말입니다. 다음은 국보위 너다!!'라고 쓰인 포스터를 공유했다. 포스터를 공유한 뒤에는 "권은희지 말입니다~! 공유 좀 하시지 말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해당 포스터 유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후 권 의원 측은 2일 문제의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하지만 포스터 게재 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권 의원 측은 해당 포스터를 삭제했고, 국민의당은 3일 뒤늦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논평했다. 참 수준이 대단하다. 여전히 비정상에 가까운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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