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세운 10시간18분. 더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700여분간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마쳤다. 정 의원은 어제(27일) 공식 SNS를 통해 "필리버스터 무사히 잘 마치고 왔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목도 아팠지만 덕분에 잘 마쳤습니다. 열렬히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 의원은 27일 오전 새벽 4시 41분부터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테러방지법의 문제를 지적하는 연설을 시작한 뒤 11시간 39분 뒤인 오후 4시 20분에 필리버스터를 마감했다. 정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만들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테러방지법을 만들려는 것..부전자전이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비유 삼아 "테러방지법은 of the 국정원, by the 국정원, for the 국정원..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이 유신 질주본능, 유신의 추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늘 12시간 가까운 정 의원의 토론을 들으면서 정말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신뢰를 쌓아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구나 생각하고 앉아있었다". 신뢰가 중요하다면 테러방지법 관련 새로운 협상이 필요하다. 더민주당은 오늘(28일) 엿새째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면서 '테러방지법의 이슈화'라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은수미 의원은 정치후원금과 지지자들의 응원을 한몸에 받았다고 한다. 필리버스터 1호인 김광진 의원은 테러방지법에서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해 관심을 모았다. 또한 필리버스터에 나선 의원들의 이름과 테러방지법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핫 이슈로 속속 오르면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거구획정안(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선 필리버스터를 종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본회의에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에 대한 표결 절차가 곧바로 시작된다. 더민주당은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시작한 필리버스터를 빈손으로 마무리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딜레마 때문에 테러방지법 수정을 위한 여야 협상에 달려있다? 과연 2월이 가 전래 협상이 잘 이루어 질 지 모를 일이다? 다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독소조항 부칙을 수정한) 국회의장의 중재안이라도 받겠다"며 여당에게 협상을 통한 조속한 타결을 촉구한 것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선거구획정안 마련과 여야 합의가 무산될 경우 총선 연기가 현실화되면서 여야는 국민의 비난을 함께 감당해야 할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 목숨을 볼모로 한 희대의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당 윤재관 부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면서 테러방지법 독소조항의 민낯이 드러나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쯤으로 이해한다...더군다나 필리버스터가 새누리당 공약이었음이 밝혀져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과거 새누리당 지도부가 앞 다퉈 이 제도의 도입을 주장한 발언이 화제가 되었으니 시간이 갈수록 초조해 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라고 재압박했다. 정 의장과 원 원내대표는 협상다운 협상,중재, 더민주당과 함께 했는가? 여전희 의문스럽다. 정 의장은 최근 원 원내대표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가 중재안을 낸 적이 없으니 유념하시기를 바란다...(국회) 법제실의 의견을 양당 협상 때 참고하라고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고 원 원내대표에게 전했고, 정 의장에게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자꾸 언론에 그렇게 얘기한다...이 원내대표에게 의장님께서 말씀해주시는 게 좋을 듯하다". 누가 왜고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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