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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중도실용은 이벤트일까,이벤트가 아닐까?

by 밥이야기 2009.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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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실용이 통합의 길이라면, 왜 국민여론과 반대의 길을 걷는 걸까?



중도실용은 이벤트가 아니다

청와대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자기들 끼리 떡치고 돌려 먹는 위클리 공감과의 인터뷰에서 ‘중도실용은 이벤트가 아니다’(전문 읽어보기)라고 잘라 말했다. 누가 이벤트라고 이야기 하지도 않았는데, 왜 앞질러 말했을까.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이벤트 콤플렉스’에 걸려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 콤플렉스는 무엇일까?

이벤트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모아 놓고 개최하는 잔치나 행사를 뜻한다. 이명박 정부가 내 놓은 정책이나 대통령 민심 행보 등 이벤트 아닌 일을 놓고, 사람들은 깜짝 이벤트라며 쇼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다 보니 비판이 무서워, 지리 짐작 이벤트가 아니라고 선수를 친 것이다. 말이 무섭고 그 말이 무서워 이벤트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 또한 이벤트 콤플렉스다.

중도실용. 당연 이벤트가 아니다. 의미로만 놓고 본다면 중도와 실용을 싫어하거나 거부하는 사람은 없다. '치우치지 아니하는 바른 도리를 통한 실사구시(實事求是)‘ 실사구시의 짬뽕 실용. 이명박 대통령 따라갔다고 큰 코 다친 황석영은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을 자주 이야기하지만, 정부는 대통령의 중도실용을 이념적 우편향으로 해석하고 그에 맞는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 진정한 중도실용은 이념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실사구시해야 가능하다".

황석영은 이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이념 없는 중도실용은 없다. 중도실용이 바로 이념이다. 황석영 또한 이념 콤플렉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념이 나쁜 것이 아니라 이념을 잘못 해석해서 이념을 이용하는 이념의 독재와 집권세력만의 이익을 위한 ‘그들만의 실용주의’가 더 문제다. 박형준 또한 좌,우의 이념이 아니라 중동실용은 통치철학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중도실용은 우리의 전통적,보편젇 통치 이념이라고 했다.통치철학과 통치이념은 같으면서 다른 건가? 이해의 부족이며, 기만적 자기 해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세종대왕이나 율곡이이, 정약용처럼 국민을 위해 치우치지 아니하는 바른 도리의 정치를 펼쳤는가? 백성을 위해 실사구시 정책을 펼쳤는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펼친 정책사업들을 중도실용으로 볼 수 없다. 눈씻고 다시 보아도.


흑묘백묘, 잡은 쥐는 어디에 있나?


박형준은 인터뷰 중에 중도실용이 좌우를 넘는 새로운 통합이념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흑묘백묘’론을 이야기 했다. 검은 쥐든, 흰쥐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이다. 흑묘백묘는 '흑묘백묘 주노서 취시호묘(黑猫白猫 住老鼠 就是好猫)'의 줄임말이다.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중국 인민을 잘 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덩샤오핑의 경제정책을 웅변하는 용어다. 한국은 어떠한가. 이명박식 한국의 흑묘백묘론이라면 이념에 관계없이 부자든 가난한자든 같이 잘 살게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현실은 그런가.

 그렇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기념식 때 이야기한 정치개혁(중선거구제, 행정개편 등)은 해묵은 재탕 연설에 불과하다. 노무현 정권 때 정치개혁에 앞장서서 반대했던 사람들이 철 지난 과제를 중도실용이라는 이름아래 짜 맞추려 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호흡 고르기의 일환이다. 중간평가에서 진다면, 쥐 잡는 것을 떠나 쥐가 될 수 있다는 불안론 때문이다. 이게 바로 이명박식 중도실용의 실체다.

연설을 끝마치고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분수대로 도착하는 이벤트처럼. 중동실용은 여전히 이벤트로 보일 수밖에 없다. 덩샤오핑은 이념의 큰 전제 아래 흑묘백묘의 정책을 폈을 뿐이다. 이념의 하위 기술인 것이다. 남파북파란 말이 있다. 남쪽으로 오르든 북쪽으로 오르든 산꼭대기에만 오르면 그만이라는 흑묘맥묘의 또 다른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남쪽의 산꼭대기에만 올라 북을 내려 보기만 하고 있다. 제발 이벤트를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