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밥

신기생뎐은 '전설의 고향'이었다

by 밥이야기 2011. 7. 18.
728x90
많은 논란과 혹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높았던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이 종영되었다. 기생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해보겠다는 취지와 달리 매 회 논란거리를 만들었던 신기생뎐. '신'자만 있지 신파극이었다. 마지막회를 보면서 신기생뎐은 전설의 고향의 아류작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드라마는 우연이 필연이된다. 필연이 우연이 된다. 작위적인 줄거리 설정. 하지만 자극적인 요소는 시청자들에게 자극을 준다. 재미를 빙자한 흥미거리 유발 요소가 사람들을 유혹한다. 뻔한 주제와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보게 만드는 힘. 신기생뎐은 증명해주었다. 신기생뎐은 사생활의 발견이다. 출생의 비밀. 과거 사생활을 믹서기에 갈아 쥬스를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마셔보라고 선보였다. 신기생뎐은 모든 인연은 이어져있고, 나쁜 짓 하는 사람은 결국 죽는다, 유령은 말한다를 보여주었다. 


신기생뎐 가계도
1 vvip가 오는 기생집(가끔 조폭도 온다)
2 재벌 가계/개(앙르레)보다 취급을 못 받는 회장 부인 등장
3 의사 가계(의사의 동생의 가계)
4 배다른 딸이자 기생이자 재벌가의 며느리로 만들어낸 가계
5 유령들의 가계(할머니귀신, 임경업장군귀신,아기귀신 등) 

vvip 기생집의 실질적인 주인은 의사 가족의 의사 부인. 의사는 재벌 회장의 주치의. 기생집의 요리사는 의사가족 의사의 첫 번째 사랑.  숨진 가계의 딸은 기생이자, 의사의 딸이자, 재벌가의 며느리. 의사가족의 딸은 의사 동생의 딸. 그 딸은 기생이 되고자했지만 포기하고, 기생집 언어조리사(영어교사)와 결혼. 의사가족의 의사의 동생인 의사의 과거 자식은 숨진 가계의 딸과 결혼. 여성단체로 부터 항의를 받았던 재벌가의 권위남 회장은 유령들과 조후. 기생집은 기생이 해야된다는 전문가다운 발상의 SBS 제작진. 기생의 역사는 찾아볼길 없고 기생이라는 자존심만 내세움.

▲이미지 캡처 출처: SBS 신기생뎐 공식누리집/ 신기생뎐은 기생을 팔아 시청률을 높였을 뿐이다.
속았지만 보았다. 그걸 노렸다. 현대판 전설의 고향이었기에...


어렸을 때 어른들에게 '신들린 사람' 이야기를 들었다. 말이 신들린 사람이지, 미친 사람이다. 혹은 신들린 사람은 점쟁이자, 무당이었다.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사람. 믿거나 말거나.사람들은 유령 혹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가끔 수긍한다. 강하게 부인하지만 존재감이 약해질 때 점쟁이를 찾아 자신을 찾아보기도 한다. 신기생뎐의 하이라이트는 귀신이었다. 재벌 회장의 몸에 유령이 들어가 앉아, 또아리를 틀어 사람들을 경악케했다. 의도적이었을까? 신기생뎐의 구도는 복잡한것 같지만 간단하다. 기생의 현대적 조명이라는 명분아래 세가족(혹은 네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태어나자 마자 어쩔수 없이 부친의 집 앞에 버려진 딸. 그 가족과, 딸을 키워낸 가족, 그 딸을 사랑한 재벌 2세 가계. 기생집은 이 세가족의 끈을 잇는 매개로 작용한다. 딸을 버린 엄마는 기생집 요리사. 딸은 가족을 위해, 가족이라는 이름아래 기생집에 들어가고, 그 딸을 사랑한 재벌 2세도 기생집에서 둥지를 틀다가 결혼까지 골인한다. 재벌 회장은 무효골이라면 결혼을 인정하지 않지만, 시나브로 며느리로 인정한다.




어제, 마지막회에서 버려진 딸은 부모와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딸을 순산하는 순간, 그녀를 키워준 부모는 추락사로 숨진다. 딸의 결혼식 때 교통사고로 참석하지 못한 사연이 귀결되는 순간. 권선징악. 과연 그럴까? 재벌 2세에게 딸을 시집보낸 가난한 살림을 꾸리는 부모가 딸 덕을 보자는 것이 과연 나쁜 것일까? 드라마에서는 마치 사회에서 살아져야 할 악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시청자의 속사정은 그럴까? 얄밉지만 현실은 딸 덕 보고 싶은 마음 아닐까? 재벌 회장의 권위적인 남성상은 유령을 통해 개가천선한 것 같지만 회개한 것 처럼 그려진다. 해피엔딩이다. 과거 전설의 고향의 모든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지만, 결말은 그랬다. 나쁜 짓 하면 벌 받는다. 신기생뎐은 욕을 들어먹으며 인기를 누렸고, 욕을 먹으며 끝맺음했다. 다시는 이런 드라마가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또한 착각이다. 나 또한 눈물 흘리며, 욕하며 보지 않았는가. 나의 수준일까? "속았다"  현대판 전설의 고향에........ 전설의 고향을 어떻게 평가하리.. 재벌 회장은 용서하고, 수양 딸의 출세를 학수고대한 가난한 가계의 부부는 숨지고.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 클릭 - 


 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