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은 핀란드 사회가 냉혹하다고 입을 모았다. 삭막한 관습이 핀란드를 지배했으며, 핀란드 사람들은 서로에게 잔인하고 질투심에 찌들어 있었다. 탐욕스런 마음이 널리 팽배했고, 완강하게 돈을 움켜쥐기에만 급급했다. 핀란드 사람들은 의심이 많고 음흉했다. 웃는 경우에는 기뻐서라기보다는 남의 불행을 고소해하는 마음이 컸다. 사기꾼, 협잡꾼, 거짓말쟁이들이 많았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눈앞이 핑 돌 정도로 많은 집세를 갈취했으며, 터무니없이 엄청난 이자를 우려냈다......몸이 아파 병원에 달려가면, 교만한 의사들이 사람을 당장 도살해야 하는 늙은 말처럼 다루었다. 이런 모든 걸 참지 못하고 신경쇠약에 걸리면, 정신병원의 험상궂은 간호사들이 강제로 환자복을 입히고서 마지막 남은 한 줄기 분명한 생각마저 흐리게 하는 주삿바늘을 정맥에 꽂았다......남자들은 쉴 새 없이 능력을 증명해야 했으며. 심지어는 짧은 휴가 기간 동안에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혐오스러운 직장 동료들이 기회만을 엿보다가 자신보다 약한 자가 있으면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로 심하게 몰아붙이고 괴롭혔다.
술을 마시면 간장과 췌장이 망가졌고, 음식을 좀 양껏 먹으려 들면 혈관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으며, 담배를 피우면 치명적인 암세포가 폐 속에 둥지를 틀었다. 뭘 하든 결과는 항상 나쁜 쪽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조깅을 하면 과로로 길에서 쓰러졌고, 조깅을 하지 않는 사람은 지나친 지방질 섭취로 관절이 망가지거나 척추에 문제가 생겼으며 결국에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기발한 자살여행 195 쪽 중에서 발췌>
핀란드는 교육 개혁의 모델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나라입니다. 교육뿐만 아니지요. 핀란드는 한국처럼 한 때 세계 자살률 1위였습니다. 핀란드 당국은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합니다. <자살방지프로젝트>. 1986년부터 1992년까지 근 10년 가깝게 이루어진 프로젝트로 핀란드 자살률은 오명을 벗어 내기 시작합니다. 프로젝트 내용을 살펴보면, 자살 방지를 위해 왜 자살에 이르렀을까, 자살한 사람들의 정신적 실태(상황)를 철저하게 조사했더군요. 연구 대상 1337명. 5 만명이 넘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대책 마련(자살예방프로그램)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대책마련이라는 것은 대책안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대책이 국민들 생활에 파고 들 수 있게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지요.
이후, 핀란드 자살방지프로젝트 성공사례는 유엔기구나 많은 국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유럽은 한 때 자살률이 높았지요. 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본도 자살률이 높았습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일본 또한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시행합니다. 자살을 개인이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핀란드 <자살방지프로젝트>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한 사람 3명 중에 2명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합니다. 물론 우울증을 선천적으로 보느냐 후천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관점을 달리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울증을 탄생하게 한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지요. 한국의 경우 청소년이나 노인 자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육제도나 복지차원에서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이렇듯 자살 하나로도 사회 여러 문제를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는 분명 우울한 민족이다. 이 작품은 살인은 단지 100여 건인데 비해 매년 1500여건의 자살이 일어나는 핀란드의 우울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우울한 현실 삶의 이야기들과 우스꽝스러운 사건들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그것을 애써 구원의 이야기로 만들려고 애쓰지 않으며 설교하지도 않는다. 작품 전체에 유머가 깔려 있으며, 놀랄 만큼 재미있다. - 컴플리트리뷰닷컴complete-review.com
핀란드도 자살 문제가 해소된 것이 아닙니다. 자살 예방프로그램은 지속적인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기발한 자살방지버스는 없는가요? 버스 지나간 다음에 손만 흔들기를 계속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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