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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아덴만의 여명’으로 속 풀이하려다 체한 이유?

by 밥이야기 2011.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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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이 제공한 청해 부대 특수전 여단 기념촬영 사진. 이 사진은 작전 이후 찍은 사진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명. 희미하게 날이 밝아 오는 무렵의 빛을 뜻한다. 그 빛은 누구에게는 희망으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망으로 다가 올 수 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되어있던 삼호 주얼리호 구출 작전이 성공리에 끝나자, 많은 분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청해 부대가 펼친 ‘아덴만의 여명작전’은 생사의 경계의 선 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주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여명808’이라는 이름의 숙취제거음료처럼, 군과 이명박 정부가 그간 빚어낸 불신의 속을 풀어 줄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아덴만의 여명은 희망을 던져 주고 스스로 그 빛을 감추었다면 좋았을 터인데. 이명박 정부와 특정 언론은 아데만의 횃불(과대 홍보)을 만들어 주었다.



그 결과 이번 작전과 관련된 군 정보가 노출되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군의 작전 내용은 홍보 수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아직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되어 금미호 선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뒤늦게 1차 작전 실패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재갈을 물렸다. 세 개 언론사에 대한 언론 통제를 부탁하는 공문을 보냈다. 청와대는 관련 언론사에 대해 출입기자 등록을 취소하고 출입정지를 결정했다. 사실 보도를 한 언론사가 왜 언론탄압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작전이 시작되기 전에 민간인들도 작전 내용을 알고 있을 정도로 군사보안이 허술했다고 한다. 작전이 성공리에 끝나고, 해군에 의해 각 언론사에 배포된 청해 부대 소속 UDT 대원의 사진 또한 거짓말이 들통 나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내용대로라면 이 사진의 작전이 이루어지기 한참 전에 찍은 사진.



결국 ‘아데만의 여명’은 성공한 작전이면서도 실패한 작전이 되었다. 작전에 성공했지만 군사 보안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아데만의 여명의 성공리에 마무리되자,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담화까지 가졌다. 조선일보 정치 부장 김창균 기자는 칼럼을 통해 결과는 ‘완전 작전’이었지만 완전작전의 실패는 더 큰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실패했다면 그 실패는 누구에게 돌렸을까? 특별 담화는 없었을 것이다. 천안함 사태에서 보여준 군 당국과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은 일관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거짓말이 이어졌다. 군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정보는 차단되었다. 실패를 잘 분석해야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성공만 강종하고, 성공에 만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자화자찬 하다가, 뒤늦게 수습하는 이명박 정부와 군 당국에 믿음이 가지 않는 이유다. 속 풀이하려다 체할 수 있다. 특히 지나친 과음으로 속이 쓰릴 때는 안정이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고, 조용히 여유를 가지면 시간을 가지고 인내해야 한다.


이명박 유형은 절대로 베팅을 안 합니다. 베팅은 군이 하는 거죠. 그러다가 잃으면 군 책임, 따면 판돈을 제 차지.... 적어도 노무현 유형은 과감하게 베팅을 하고, 그 모든 책임을 기꺼이 자기가 지려 합니다. 

정치인의 유형 : (1) 이명박 형: 작전 초기엔 '모든 걸 군에 맡겼다', 작전 성공(?) 후엔 '내가 명령을 내렸다' (2) 노무현 형 : 작전 전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작전 후엔 '난 할 일이 없다.' (진중권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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