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박찬종 트위터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로 허위 통신을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전기통신기본법 제 47조 1항). 미네르바 사건. 검찰은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 미네르바를 기소했다. 미네르바 필화사건이라고 말하고 싶다. 2년 가까이 미네르바 필화사건의 변호를 자임한 박찬종 변호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글과 사진을 남겼다. “박대성(미네르바)씨에게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 1심 무죄판결은 박씨의 글이 허위가 아니어서 내리진 것이고, 이번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완전자유인이 됐습니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박찬종 트위터)
에트루리아 신화 멘르바(Menrva)에서 유래한 미네르바(Minerva). 로마 신화의 여신 미네르바가 아니라, 인터넷 경제 논객으로 장안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미네르바(박대성). 출소 후 체중이 무려 40kg나 빠졌다. 황혼을 날며 지혜의 신이 되고자 했던 미네르바의 날개가 너무 가벼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까지 느껴졌다. 헌법재판소는 미네르바(박대성)에게 덧씌운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박찬종 변호사 말대로 자유인이 되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무시한 미네르바 기소사건은 이명박 정부를 생각할 때 빠질 수 없는 단골메뉴가 되었다. 체중이 빠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국가 폭력이 저지른 정신적 충격이 가장 컸다고 봄이 옳다. 외형적 신체의 체중뿐만 아니라, 정신적 공황상태가 얼마나 컸겠는가. 이명박 정부 들어 인권상황이 후퇴되었다. 국가가 박원순 변호사를 명예훼손죄로 소송을 걸고, 민간인 사찰(불법 사찰)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국익의 이름으로 이들이 저지른 만행을 어떻게 잊겠는가. 공정한 사회가 한 사람의 인권을 짓밟아 정신적, 육체적 40kg을 강탈해 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부터 각 종 기념사를 읽어보았던 인권에 대해 언급한 것을 찾아 볼 길 없다. 미네르바 사건을 맡았던 박찬종 변호사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헌재 판결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주요 발언 내용을 살펴보자.
박대성씨가 열흘 뒤면 만 2년이 됩니다. 구속돼가지고 사건이 발단돼서 구속된 지 만 2년이 되고 100일 동안 구금이 돼 있었어요. 그리고 무죄판결 받고 어제 헌법재판소의 결정 날 때까지 1년 8개월이 됐습니다. 그동안에 본인의 기본 체중에서 40kg이 빠졌습니다. (중략) 미네르바 사건에 대해서 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우선 그걸 명확히 말씀드려야 되겠습니다. 박대성씨가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약 280건의 글을 올렸는데 그 중에서 검찰이 두 건만을 문제를 삼아가지고 전기통신기본법에 걸어서 기소를 했는데 그게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라고 하는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진실게임이 벌어졌어요. 상당부분 정부가 개입했다고 하는 게 인정이 되었고, 따라서 판사는 어떤 판단을 했는고 하니까 미네르바 박대성씨가 쓴 글이 진실에 가깝고 따라서 공익을 해할 목적이라고 하는 것은 애시당초 없었다, 그래서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중략)
1962년 박정희 대장의 최고회의 시절에 국회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최고회의에서 의결된 법(전기통신기본법)이고 이 법의 적용대상이 이런 일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고 예를 들면 선박과 선박, 또는 출항한 선박과 기지국 사이에 무선통신을 할 때에 허위로 말이죠, 태풍이 오는 데도 안 온다고 통신한다라든지 이렇게 해서 공익을 해치는 경우, 이런 경우를 상정하고 이 법을 만들었던 것인데 이게 그냥 살아 있었거든요. 그래서 30여 년이 지나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 일명 정보통망법이라는 게 80년대 중반에 제정이 돼 가지고 이 법에 의하면 말이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에는 전기기본통신법보다도 더 중하게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어요. 이 법이 있습니다. 이렇게. 이 법 대상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은 수사기관이 잘 알 겁니다. 그런데 편의상 지금 문제되고 있는 이런 미네르바나 이런 일들에 적용될 수 없는 이 법을 끄집어내서 적용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헌법재판소에.........
*출처: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
박대성씨도 고생이 많았지만, 박찬종 변호사에게도 감사드린다. 헌재의 판결이후, 인터넷 시공간에 쏟아지는 유언비어나 허위과장 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문제될 것 없다. 전기통신기본법 말고 정보통망법도 있다. 굳이 시대에 뒤떨어진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공익이라는 말은 절대적이 아니고 상대적 개념이다.다시 말해 보편적 의미는 있지만, 권력을 행사하는 곳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성씨가 쓴 글이 얼마나 한국 외횐시장을 흔들었다는 말인가. 전문가라고 자임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판단할 정도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주식 발언을 떠올려 보라. 대통령이 주식 사겠다는 발언이 더 위험한 발언이 아닐까?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했을까. 설령 고급정보를 알고 있더라도 대통령 입장에서 할 말이 아니다.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주식시장이 춤추는 것이 정상인가. 미네르바 필화사건은 이명박 정부가 과도하게 인터넷 공간의 비판적 글쓰기를 막으려 했던 억지 촌극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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